바이든 대통령 국방장관 입원 사흘간 몰랐다

01/09/24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병원에 입원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사실을 며칠간이나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미 언론은 6일(현지시간) 오스틴 국방장관이 지난 1일부터 수술 합병증으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보도했다.

NBC 방송은 오스틴 장관이 입원 기간 4일간은 중환자실에 있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4일에서야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에 보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간 국방부 장관의 부재 사실을 몰랐던 셈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폴리티코에 오스틴 장관이 설리번 보좌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오스틴 장관의 입원 소식, 그리고 보고가 지연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오스틴 장관은 입원일인 1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회의에 참석,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위험에 높인 홍해 상황에 관해 논의했다고 CNN은 전했다.

국방부는 외부에는 계속해서 이를 공개하지 않다가 5일 저녁 성명을 내고 알렸다. 의회에도 성명 발표 15분 전 통지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오스틴 장관이 최근 긴급하지 않은 의료 수술에 따른 합병증으로 1일 저녁 월터 리드 군 의료센터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은 잘 회복 중으로 오늘부터 모든 업무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필요한 경우 캐슬린 힉스 부장관이 항상 장관의 권한을 대행하고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 입원 당시 힉스 부장관은 푸에르토리코에서 휴가 중이었으며, 간헐적으로 장관의 임무를 맡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장관의 입원 사실은 일부 국방부 고위 관료들도 몰랐다고 한다. 국방부 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오스틴 장관 보좌관으로부터 장관이 일주일간 재택근무 중이라 들었다고 전했다.

통상 미국은 고위 관료나 군 관계자가 입원하면 24시간 이내에 성명을 내 발표한다.

지난해 10월 29일 에릭 스미스 해병대 사령관이 심장마비로 입원했을 때 국방부는 몇시간 만에 바로 성명을 내 알린 바 있다.

이에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내각 구성원이 어디에 있는지 항상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는 반드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오스틴 장관의 상태와 행방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한 관계자도 "일을 이런 식으로 해선 안 됐다"고 비판했다.

평소 사생활 보호를 강조하는 오스틴 장관은 언론에 직접 노출을 피해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직접 성명을 내고 투명성에 대한 언론의 우려를 이해하고 대중에 적절하게 정보를 더 잘 제공할 수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더 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것은 나의 의료 수술이었으며, 공개 여부 결정의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이 병원에 있는 동안 중동의 긴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드론으로 친이란 민병대 지도자를 제거했다.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도발로 위험 수위가 높아지며 미 정부는 군사 공격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Share thi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