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전판' 군사합의 파기…우발 충돌 가능성 커져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사실상 파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체결된 지 1년 9개월을 맞는 군사합의는 그간 '한반도 안전판' 구실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군이 17일 군사합의에 의해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했던 '민경초소'(감시초소·GP)를 복원하고,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등에서 각종 군사훈련 재개 의지를 밝혀 '휴지조각'이 될 운명에 직면했다.

남한의 합참 격인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를 통해 "북남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하였던 민경초소들을 다시 진출·전개하여 전선 경계 근무를 철통같이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남해상 전선을 비롯한 전 전선에 배치된 포병부대들의 전투직일근무를 증강하고 전반적 전선에서 전선경계근무 급수를 1호전투근무체계로 격상시키며 접경지역 부근에서 정상적인 각종 군사훈련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 시일 내에 이런 내용을 당중앙군사위원회 비준을 받아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DMZ 내 GP 철거와 NLL 및 MDL 일대에서의 군사훈련 중지는 군사합의서의 핵심 뼈대에 해당한다.

북한은 이달 초부터 군사합의 파기를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탈북민의 대북 전단 살포를 거론하며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군은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대로 철거된 GP를 조만간 복원해 병력과 화기를 재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합의에 따라 2018년 11월 북측은 폭파 방식으로, 남측은 굴착기를 동원한 철거 방식으로 시범 철수 대상 각각 11개 GP 중 10개를 완전히 파괴했다. 파괴된 GP는 상호 거리가 1㎞ 이내로 가까웠다. GP 1개씩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만 보존됐다.

국방부는 GP 시범 철거에 대해 "향후 DMZ의 모든 GP를 철수해 나가기 위한 시발점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북한은 GP에 박격포와 14.5㎜ 고사총, 무반동포 등을 배치하고 있고, 한국군도 K-3, K-6 중기관총, K-4 고속유탄기관총 등을 GP에 반입했다. GP에 설치된 중화기는 상호 조준 상태로 있어 방아쇠만 잘못 건드려도 총탄이 나가고, 이는 국지적 충돌로 비화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 남북이 GP 시범 철거에 합의한 것은 이런 우발적 충돌 소지를 없애자는 취지였다.

NLL과 MDL 근방에서 군사훈련을 중지하자고 합의한 것도 우발 출동을 막자는 뜻이었다.

남북은 군사합의서에 따라 지상 MDL로부터 5㎞ 내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했다. 북한 총참모부가 접경지대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한 것은 이 합의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MDL에서 5㎞ 구간에서는 정전협정 이후 총 96회의 상호 포격전이 있었을 정도로 위험지대에 속한다. 북한이 이 구간에서 훈련을 재개하면 한국군도 대응 훈련을 할 수밖에 없고, 결국 군사합의 체결 이전의 '냉전' 상태로 되돌아간다.

특히 북한군은 군사적 안전 대책을 강구한 가운데 전 접경지역에서 대남 '삐라'(전단)를 살포하겠다고 밝혀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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