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 미국 대도시...강절도·줄었지만 살인은 올해 24% 증가

미국 대도시의 살인 사건이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기 침체, 그리고 경찰의 과잉 진압에 따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공공 안전에 새로운 위험요소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비록 살인 사건 발생이 지난 수십 년과 비교해 적고, 또 지난 몇 달 간 살인을 제외한 다른 중범죄는 감소했지만 20여년간 낮아진 도시 범죄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내 50개 대도시의 범죄 통계를 자체 분석해 2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분석 결과 올해 살인 사건은 작년보다 24% 급증해 3천612건을 기록했으며, 특히 총기류가 사용된 사건이 늘었다.

도시별로는 시카고가 전체 살인 사건에서 12.5%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필라델피아, 뉴욕,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과 전문가, 시장, 사회단체에서는 여러 가지 복합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도시 봉쇄 조치가 계속됐고, 또 경찰을 겨냥한 시위가 이어지면서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기관들이 불안정해졌다.

더욱이 봉쇄와 경기침체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유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감시의 눈도 적어졌고, 폭력 조직의 활동도 늘었다.

그동안 살인 사건의 증감 원인을 놓고 인구 구성비와 수감 비율, 약물 사용, 경제, 치안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제기됐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문제는 살인과 달리 다른 범죄가 줄어들면서 원인 파악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41개 도시에서는 강도 사건이 11% 줄어들었다.

경찰에서는 강도와 절도, 강간이 줄어든 이유로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거리나 술집에 잠재적 피해자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봉쇄 조치는 또 빈집털이도 줄이는 효과를 낳았다.

반면 살인 사건은 경찰이나 법원, 학교, 교회, 기타 여러 사회 기관들의 개입이 줄어들고 범죄가 과격해지면서 늘어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조직 폭력범들이 영역권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살인 사건이 늘었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코로나19 때문에 등교하지 않는 데다 방과 후 수업도 중단했다. 교회를 포함한 사회단체들도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모임을 하지 않고, 경찰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위축된 상태다.

한 경찰관은 "학교를 포함해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들이 문을 닫은 상태"라며 "긴장감은 높아진 데다 사람들이 돈도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살인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도심이 아니라 주로 흑인과 남미계가 거주하는 외곽의 저소득 지역에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범죄 통계를 보면 현재 시위가 한창인 포틀랜드에서는 지난달 살인 사건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도심을 벗어난 동남부 지역에서 살인 사건이 주로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의 주지사 또는 시장이 있는 지역에 범죄율이 더 높다고 하지만 이 문제는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WSJ의 지적이다.

실제로 공화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마이애미, 샌디에이고, 오마하, 털사, 잭슨빌 등에서도 살인 사건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살인 사건 비율이 과거보다 현저히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지난 1990년 한 해 동안 뉴욕에서만 2천262건의 살인 사건이 있었으며, 이는 올해 25개 대도시의 살인 사건을 합친 것과 같은 규모다. 또 1993∼2018년 동안 미국의 도시 범죄율은 54% 감소했다.

이를 고려하면 아직 이러한 범죄율 감소 추세가 장기적으로 볼 때 반전된 것인지는 명확지 않은 상황이다.

하버드대 도시경제 전문학자인 에드워드 글래서 교수는 "도시 범죄율이 1970년대 수준으로 돌아간다면 미국 전체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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