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트레킹. 꿈의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2

샤모니를 언제나 풍요롭게 적시며 흐르는 아르브 강(Arve)은 계곡 마다 채워진 빙하와 만년설이 녹아서 형성된 하천으로 빙하에 함유된 석회질을 품고 있어 그래서 그레이 리버입니다. 이 아르브강의 활기찬 유랑은 멀리 스위스 제네바의 론 강으로 까지 이어진답니다. 아르브 강변에는 언제나 풍성하고 소담스레 피어있는 꽃 화분으로 치장한 아름다운 유럽풍 식당들과 카페들이 늘어서 있고 방문객들의 나들이로 북적댑니다. 비록 콘크리트 기본 골격에 목재로 마무리한 눈속임도 있었지만 거의 원목으로 지어진 모든 건축물들이 이 마을을 더욱 청정하게 느끼게 해주며 잠시 머무는 우리들도 흡족한 마음으로 깊은 호흡을 한답니다.

시내 번화가인 다리위 광장에는 거의 230년 전 이 몽블랑을 초등한 발머와 그의 후원자 소쉬르의 동상이 있습니다. 발머가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곳을 따라가면 바로 몽블랑 산정인데 발머는 유럽 귀족이자 과학자였던 소쉬르의 후원으로 1786년 몽블랑(4807m)을 최초로 오른 이로 하잘것 없는 직업의 수정 채집업자였지만 인생 반전이라고 이 역사적 행위 이 후에는 알피니즘을 논할 때 그는 언제나 숭상의 시조가 됩니다. 이 발마의 옆에 있어야 할 사람은 사실 소쉬르가 아니라 파카드였어야 했는데 역사의 오류로 빚어진 그들만의 수치스런 헤프닝입니다. 몽블랑 초등과 관련해서는 초기에는 발머의 단독등정으로 알려졌으나 샤모니의 의사 파카드가 동행했고 오히려 먼저 정상에 발을 디뎠다 합니다. 부질없는 명예나 부족하지 않은 의사로 금전에 초연했던 파카드의 초등 사실은 150년 후에나 세상에 알려지면서 등산 역사가 새롭게 평가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셀파같은 역할을 했던 전문 직업 산꾼 발머와 오로지 몽블랑 초등의 열정으로 참여한 의사 파카드 중 누가 더 역사의 추앙을 받아야 했을까요? 다리 하나 건너에 몽블랑에서 보면 발머와 소쉬르의 동상 한 발치 뒤에 세워진 파카드의 동상. 그의 동상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고 두 사람과 몽블랑을 함께 바라보고 있는듯 합니다.

몽블랑. 인류 등산역사가 시작된곳 그래서 알피니즘이란 용어도 여기에서 부터 비롯되었고 몽블랑 초등을 효시로 잡기에 그래서 몽블랑등정은 산악인들의 성지순례로 여겨진답니다. 귀신이 사는 악마의 산이라 여긴 몽블랑을 확인하러 샤모니의 3대 전망대 중 하나인 브레방으로 갑니다. 중간 기착지인 뿔랑쁘라까진 트램을 타고 올라가 브래방 전망대 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산행은 시작이 됩니다. 쁠랑쁘라에서 볼 때는 몽블랑이 깨끗하게 보였는데 이 브레방 정상에서는 구름안개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기다려 볼 양으로 뜨거운 커피 한잔들을 시켜 마시면서 갑자기 추워져 경직되는 몸을 녹이며 추스려 봅니다.

시야 확보가 안된다는 핑계도 생겼고 두 곳 사이를 오르내리는 산행이 조금은 무료할 듯 하여 정상에서 측면으로 내려가면 설산과 호수가 서로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5백 미터 아래의 두시간 짜리 브래방 호수 트레일을 덤으로 걷기로 했습니다. 정상에서 비켜돌아 트레일로 들어서면 바로 눈에 잡히는 조그만 호수 하나. 그리고 그곳으로 향하는 선명한 길의 휘돌음. 장관입니다. 에게 조게 호수야? 라고 아쉬움이 베인 실망의 표현이 얼마나 잘못된 평가였는지 호수로 다가가면 갈수록 확인이 됩니다. 가려져 보이지 않던 부분이 나타나니 그 크기도 적잖은데 빙하녹은 물이 고여 색이 참 미려합니다.

샤모니 계곡에서 간단없이 피어오르는 구름 안개는 브래방 산마루를 넘지 못하고 머무니 햇빛마저 쏘아주는 반대편 산군 과는 너무도 대조적입니다. 무릎이 시큰거릴 정도로 가파른 경사길을 내려 한숨을 돌리며 브래방 호수로 다가가는데 세상 온갖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흐드러져 알프스를 그리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하이디 소녀가 즐거운 걸음으로 뛰어 나올것 같고 목동들의 요들송 합창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옵니다. 알프스 같은 유럽의 고산지대에서 볼수 있는 야생 산양인 사무아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으니 평화로운 느낌의 한폭 풍경화가 되어버립니다.

오늘도 세상 가장 아름다운 정원에서 점심을 즐기고 브레방 정상을 오르는데 갑자기 거대한 설산이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너무도 가깝고 장대하여 가슴을 쓸어 내리는데 그것은 바로 운무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몽블랑이 날이 개이자 그 웅대한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고도를 높일수록 차오르는 몽블랑의 기세. 참으로 명산입니다. 저 산을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 여정을 해왔던가. 성공을 위해 달려온 우리의 인생. 자신의 삶의 이정표를 마련하고 달려 왔듯이 정상을 향해 묵묵히 방향을 정하고 계획하며 오르는 것이 마치 삶의 향방을 잡고 설계하며 살아가는 인생과 흡사하다 하겠습니다.

인생의 등반 루트가 꼭 산의 루트와 같아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생도 아름답고 산정을 향한 힘든 사연이 많은 길도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작년 여름. 인생 동반자의 손을 꼬옥 잡고 그토록 사랑하던 산에서 그것도 마침 이 몽블랑 등정을 하다가 함께 추락사고로 하늘나라로 간 부부 도반이 생각이 납니다. 그토록 염원해온 몽블랑 정상을 밟고 돌아오다가 한날 한시에 귀천한 그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인간적 정리에 슬프기도 한 두감정이 교차한답니다. 그런 풀린 눈으로 흰산을 바라보는데 시야에 들어왔다 사라지는 원색의 물체들. 페러글라이딩 마니아들이 샤모니 계곡을 힘차게 날며 오르며 창공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알프스의 영원한 영혼으로 잠든 산동무들을 축복이라도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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