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수족관·모스크…문화와 관광의 오아시스 아부다비

사막 한가운데 지어진 아부다비 루브르는 문화의 오아시스라 불릴 만하다.

최근 문을 연 해저 기지 콘셉트의 수족관이 있는 씨월드와 UAE 최대 규모의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또한 진귀한 볼거리다.

우여곡절 끝에 개관한 아부다비 루브르는 특히 건축물 자체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장 누벨이 설계한 아부다비 루브르는 바닷가에 지어져 마치 거대한 우주선이 물 위에 착륙한 느낌을 줬다.

아쉽지만 단체 일정에 끼어 있어 관람에는 단 1시간만 주어졌다.

'루브르의 명작들을 둘러보는데 단 한 시간이라니…' 시간이 너무 아쉬웠다.

나중에 한 번 더 와 보기로 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일단 모두 11개의 갤러리를 주마간산식으로 훑으며 마치 기관총 쏘듯 사진만을 찍었다.

호텔로 돌아와 아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한국에서 준비해 간 미술 서적을 펼쳤다.
찍어온 미술작품과 서적에 나온 작가와 그림을 찾았다.

작가와 작품이 일치할 때는 마치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어 설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한글로 활자화한 자료가 무척이나 소중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궁정화가였던 엘리자베스 비제 르브룅 작품도 있었다.

때마침 푸른 옷을 입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그림이었다.

유난히 눈에 띄는 작품이 하나 있었다. 르누아르의 코코아 마시는 여인 그림이었다.

단박에 그 그림이 르누아르인 것을 알아차렸는데, 코코아 잔을 들고 있는 여인의 모습에서 기품이 빛났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때의 기품 있는 모습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신기했다.

며칠 뒤 단체가 떠난 뒤 홀로 남아 루브르를 다시 찾아갔다.

지난번에 보이지 않던 작품들이 무더기로 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도 찾을 수 있었다.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인 마그리트의 그림은 무의식의 세계를 상상력을 통해 창조해 낸 달리와 다르게, 현실 세계를 생경하고 기이한 모습으로 재현한다.

그의 그림을 통해 우리는 당연하게 여겨온 사유 방식에 의문을 품는다.

클로드 모네의 '채링 크로스 다리' 그림도 찾을 수 있었다.

안개와 함께 불타는 듯 반사된 빛으로 뒤덮인 모습의 채링 크로스 다리는 모네가 가장 많은 그림을 그린 런던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10번 갤러리에서였다.

테오도르 샤세리오의 '콘스탄티누스의 칼리프'에 많은 아랍 관객이 몰려있었다.

베르사유 궁전에 걸려있던 이 대형 승마 초상화는 파리 방문 중의 알제리 지도자 알리 벤 아흐메드를 그린 작품이다.

갈색 말을 탄 의기양양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당당한 아랍인들의 모습을 나타낸 작품으로 느껴졌다.

실제 예술 작품 가운데 아랍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은 거의 없다.

대부분 서양 세계 시각에서 그려졌기 때문이다.

아부다비 루브르는 그런 서양 중심 세계의 시각에서 벗어나 약간은 다른 시각을 전달해 주려고 애쓰는 듯 보였다.

또 다른 인상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는 기원전 950∼900년 사이의 이집트 헤누타위 공주의 장례식에 쓰였던 관이다.

눈을 번쩍 뜨고 있는 모습은 그 얼굴을 본 사람들이 모조리 죽임을 당했다고 했던 '파라오의 저주'를 떠오르게 했다.

도굴꾼이나 유명한 고고학자를 구별하지 않고 미라의 안식을 방해한 이들은 예외 없이 병에 걸리거나 죽음을 맞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면에서 사진을 세밀하게 찍었는데 눈이 필자를 꿰뚫어 보는 느낌이다.

그 탓인지 귀국해서 몸이 심하게 아팠다. 미라의 저주에 걸렸던 것일까.

루브르 바깥으로 나오니 해가 지고 있다.

관람객들은 더위가 누그러진 틈을 타 바닥에 설치된 포근한 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보냈다.

루브르 아부다비의 천장은 7천850개의 구멍으로 빛이 투과되어 빚어내는 풍경으로 유명하다.

푸른빛이 나던 아부다비의 바닷가는 이제 석양을 맞아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장 누벨의 건축물을 보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다는 느낌이다.

건물 자체가 거대한 작품이다. 사디야트섬 해변은 루브르 아부다비를 포함해 8개의 대형 박물관, 미술관이 모여 있는 사디야트 문화지구로 꾸며지고 있다.

구겐하임 아부다비도 곧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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