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에 자리 잡은 ‘우호재활센터’…한-콜롬비아 우정의 상징"

"나라를 위해 헌신한 상이용사의 치료뿐만 아니라 온전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돕는 콜롬비아 유일의 재활센터를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운영하게 돼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소재한 '한-콜 우호재활센터'의 구스타보 아돌포 오캄포 나할 국장은 지난 3일 센터를 방문한 연합뉴스 기자에게 첫 마디로 "센터는 한-콜롬비아 우호의 상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국제협력센터(코이카·KOICA)는 한국전 당시 남미에서 유일하게 참전한 콜롬비아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1천150만 달러(156억원)를 들여 참전용사와 내전으로 상처를 입은 군인·경찰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돕는 재활센터를 2016년에 건립했다.


콜롬비아는 1964년에 시작된 내전으로 지금까지 26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수많은 군경이 희생됐고, 이 중에 부상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상이용사들이 많이 나왔다.

연면적 1만2천487㎡(3천777평)에 지상 4층 규모인 센터는 체육관, 수영장과 같은 물리치료실을 갖췄으며, 심리상담실, 요가·영어 교실, 직업훈련, 대중교통 이용 시뮬레이션 등 건강 재활과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훈련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또 상이군경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형 주거 시설도 갖춰 신체 기능이 온전하지 않은 이들이 장기간 거주하며 요리, 청소, 빨래 등 일상생활을 직접 해나갈 수 있는 적응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첫해 2천300여명이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매년 1만명 이상의 참전용사 및 상이군경과 그 가족들이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콜롬비아 국방부가 운영하고 있으며 코이카는 선진 재활 프로그램 전수를 위해 한국의 물리치료, 직업훈련,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 봉사단을 파견해 협력하고 있다.

나할 국장은 "신체 재활 프로그램, 정신 건강 및 사회 심리 지원, 직업훈련 및 경제 자립 지원, 그리고 사회 복귀 및 가족 지원 등에 집중한다"며 "2022년부터는 은퇴 군경 및 상이용사들을 위한 연금 및 금융 지원을 포함한 복합적인 복지 기능도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재활에 참여한 상이군경은 직업 훈련을 통해 제빵사, 바리스타, 택시·화물 운전사를 비롯해 변호사, 통역사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국제장애인 대회에 출전해 철인3종경기 우승자를 배출할 정도로 부상 후유증을 딛고 일어서도록 돕는다.

나할 국장은 "상이군경이 사회로 복귀해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센터는 이들의 삶이 지속되도록 돕는 든든한 후원자"라고 강조했다.

직업치료사로 20년간 활동해온 재활 코디네이터인 마르셀라 위체스 비달 씨는 "센터가 최우선으로 삼는 것은 무너진 일상의 재구성"이라며 "상이군경 본인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재능을 가졌는지 파악해 맞춤형으로 재활을 돕는다"고 말했다.

비달 씨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세상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며 "부상자들이 센터를 퇴소할 때 좌절하지 않도록 현실을 알려주고 대비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체육관에는 휠체어를 탄 상이군경들이 재활을 위해 배드민턴을 하고 있었고 체육관에서는 근육 훈련에 열중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퇴직하는 군경들을 위한 심리상담과 통합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었다.

지뢰 폭발로 인한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탄 채 재활 운동에 열중한 육군 출신의 후한 카를로스 씨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암울했는데 이곳에 입소한 이후로 안정을 찾게 됐고, 이제는 직업을 얻어 사회에 복귀하겠다는 목표도 생겼다"고 말했다.

강도를 잡다가 차 사고로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하게 된 디에고 실바 씨는 "다른 부상 동료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려고 장애인 마라톤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라며 재활 의지를 불태웠다.

센터를 방문한 한국전 참전용사 파비오 기예르모 루고 페냘로사(95) 씨는 "생존한 동료들 대부분이 90대지만 다들 참전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센터에는 한국식 정원도 갖추고 있어 가끔 이곳을 찾곤 한다"고 말했다.

재활센터 앞마당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콜롬비아 장병들의 이름을 적어넣은 추모비를 둘러본 그는 "2011년에 한국 정부 초청으로 서울을 60년 만에 다시 찾았는데 눈부시게 발전해 놀라웠고 우리의 희생이 절대 헛되지 않았단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었다"며 기뻐했다.

그는 "양국 우호의 상징인 재활센터는 상이용사뿐만 아니라 모든 군경과 그 가족에게 든든한 버팀목 같은 곳"이라며 반겼다.

재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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