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요르의 땅. 노르웨이 트레킹. #2 셰락볼튼

세상 죽기 전에 한번은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이제는 한 두 군데여야지. 죽기 전에 꼭 다시 한번 찾아봐야 할 곳도 생겨나고 있는 요즘이니.. 내 세계 50대 트레킹 완주의 버킷 리스트의 항목을 하나 둘 실행을 하면서 우선 순위로 둔 트레킹 여행을 하면 할 수록 리스트가 더 길어지고 더 늘어나는 것은 어쩐 일일까. 이제는 세계 50대 트레킹에서 100대로 늘여할 판입니다. 가는 곳 보는 곳 마다 산수가 빼어나지 않은 데가 없으니 참으로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10대 트레킹이며 20대며 50대며 100대며 하는 선정은 누가한 것이며 또 무엇으로 선정의 잣대로 삼은 것인가? 다분히 선정한 단체나 기관 혹은 개인의 주관적인 기준이 개입된 것을 행간에 숨어있음을 감지 할 수 있어 때로는 이딴 것을.. 하며 쓴웃음을 짓게 하지만 차라리 내가 이런저런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나만의 50대 트레킹을 리스트업 하였습니다. 접근성이나 지역을 고려하고 풍경과 오가는 길의 미려함 그리고 정점에서의 특별한 마감이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곳으로 말입니다.

노르웨이의 여행은 단순히 관광이 아니고 자연 그 자체입니다. 들길 산길이며 해안길 도시의 포도까지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으며 감히 자연이라 불러줄수 있는 세상 몇 안되는 나라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 노르웨이에서의 첫 트레킹을 위해 스타방예르를 떠나 Øygardsstøl지역으로 달려갑니다. 뤼세 피요르가 받쳐주는 1천미터가 넘는 절벽바위 틈에 얄궂도록 끼어든 바위 하나. 쉐락(Kjerag). 잿빛 하늘의 도시를 떠나 대 자연의 경이를 찾아 떠나는 길에는 호수의 나라답게 줄 지어 호수와 피요르가 나타나고 물기 머금은 절벽들이 웅장하게 도열하고 반갑게 우리를 맞이 했다가는 폭포가 된 눈물로 또 우리를 보내줍니다. 호수들 가장자리에는 빨간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조그만 마을들이 어김없이 나타나는데 저 맑고도 청아한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무척 부럽습니다. 비와 안개와 구름이 늘 일상처럼 노르웨이의 삶속에 존재하는데 오늘 우리가 달리는 길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희미한 구름 안개 속에 펼쳐놓는 수채화의 몽환적인 풍경. 저 물따라 가면 마침내 바다에 이르겠지. 마음의 여행도 함께 합니다.

높이는 1084m. 예전에는 보트를 타고 피오르를 항해하며 올려다보고 감탄하는 것에 그쳤지만 지금은 고원의 경로를 따라 걸으며 좌우로 펼쳐지는 장대한 산하의 풍경을 음미하며 걷는 트레킹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단순히 고원에 서서 뤼세 피오르의 전망을 즐기며 행복해 하는 반면 우리네 트레커들은 기어코 두세시간을 걸어 정점에 있는 절벽 양편 사이에 박힌 단단하고 둥근 바위 쉐락볼튼 위에서 짜릿한 스릴을 느끼며 소중한 한컷의 사진을 남기기도 합니다. 물안개 자욱한 피요르 호변으로 연결된 미려한 길을 달리는데 경고문을 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대뽀 정신으로 밀고들어갔으나 유일한 경로인 터널공사로 막혀버렸습니다. 하는 수 없이 우회하는데 무려 소요시간이 4시간 가까이. 주변 풍경들이 따분해 질 즈음에 나타나는 이방의 풍경들. 셰락볼튼 트레킹의 시작점으로 가는 고개를 수도 없이 휘어지며 돌아가는데 펼쳐놓는 생경한 자연의 모습들이 조금의 흥분으로 휩싸이게 합니다. 어서 달려가 열심히 걸어 그 생뚱맞게 끼여있는 바위위에 서보려는 마음만 앞서 있는데 길은 꼬불꼬불 휘돌아가니 안달이 날 지경입니다. 세찬 비바람은 차를 뒤엎어버릴 듯이 불어와 속력도 내지 못합니다.

오늘 셰락볼튼 가는 산행로가 폐쇄될것이라는 안내문을 호텔에서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강행하리라 마음먹고 왔지만 입구에서 요원 둘이서 통제를 합니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데 이따위 태풍에 질것 같으냐 하며 옆구리로 치고 들어가는 샛길을 통해 등정을 시작합니다. 어렵사리 바위를 타고 마침내 능선위로 올라섰습니다. 헌데.. 85kg의 내 거구가 바람에 내동댕이 쳐질 정도로 파타고니아 이 후로 난생 처음 겪어보는 강풍입니다. 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이며 아득한 절벽아래 뤼세 피요르는 우리를 삼켜버릴 듯이 검은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무리였습니다. 그들이 길을 폐쇄시킬 만한 사유가 충분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이미 세시가 가까워 오고 숙소로 이동해 가기 위한 유일한 교통수단인 마지막 페리의 출발시간이 6시. 도저히 불가능한 계산이 나옵니다. 하산 귀환을 명하고 인증샷을 몇장 날리고 되돌아 내려옵니다. 바람의 언덕 셰락볼튼 가는 길은 참으로 멀고 험헀습니다. 뤼세 피요르를 배타고 흐르면서 여전히 비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 셰락을 기억으로 더듬으며 안타깝고 서운한 시선으로 한없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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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요르의 땅. 노르웨이 트레킹. #2 셰락볼튼

피요르의 땅. 노르웨이 트레킹. #2 셰락볼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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