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베어 마운틴과 모홍크 산장호수 산행후기 #1

단풍이 먼저 오는 곳, 뉴욕 베어 마운틴과 모홍크 산장호수 산행후기
지난 10월 중순 들뫼바다 산행동아리(산행대장 박춘기)는 26명의 회원들이 먼저 오는 단풍을 맞이하러 뉴욕의 베어마운틴과 모홍크 산장호수를 1박2일 동안 산행하고 돌아왔다. 허드슨 강이 굽이치는 절경과 멀리 맨하탄의 마천루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는 베어마운틴과 인접한 뉴욕 최고의 드라이빙 코스인 세븐 레이크 드라이브, 아름다운 호수와 산장의 절묘한 만남이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 더없는 비경을 선사하는 모홍크 산장호수를 다녀왔다.
가는 길마다 산마다 가을은 익어가고

여명을 헤치고 새벽 한기를 가르며 먼저 온 뉴욕의 단풍 소식을 접하고 우리 일행은 북방으로 향해 달려갑니다. 강물이 풍요롭게 흐르는 허드슨 벨리를 정상에서 굽어보는 베어 마운틴을 오르고 고색이 창연한 목조건물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그 고고한 빛이 호수에 녹아드는 모홍크 산장을 산행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촌락이 정겹게 이어져 있는 가을 풍경을 벗하며 가기에는 83번 북쪽도로와 30번 동쪽도로를 택해야 했지만 단풍을 어서 보고 싶은 마음에 뉴욕가는 95번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뉴저지 턴파이크를 들어서면서 햇살이 스며들고 물기조차 한 입자도 없을 것 같은 청정한 공기를 헤치며 느닷없는 절경과의 해후를 기대하며 마음은 저만치 앞서서 달려갑니다. 더없이 청명한 날씨를 주신 하늘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처음 접하게 될 베어마운틴과 모홍크 산장의 수려한 가을 모습을 흐뭇하게 상상을 해봅니다.

천상의 드리이빙 코스 세븐 레이크 드라이브
베어 마운틴으로 가는 길목에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 있는데 7개의 다양한 호수들이 포진한 17마일의 세븐 레이크 드라이브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신작로는 Sloatsburg라는 소읍에서 17번 도로를 벗어나 시작되는데 호수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원색의 단풍으로 물든 수목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좌우로 도열해 있습니다. 티없이 맑고 맑은 호수에는 조약들이 가을 햇살에 반짝이고 송어들이 검푸른 등을 게으르게 뒤틀며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저려오는 아름다운 풍광에 취해 주행하는데 저만치서 차들이 늑장을 부리며 기어가가고 있었습니다. 뉴욕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정평이 나있는 이 길을 걷고 달리고 페달을 밟기 위해 수많은 뉴요커들이 주차장마다 가득 메우고 지각한 이들이 갓길에다 길게 주차를 해둔 모습이 과연 이름값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량마다 자전거를 싣고 와 부산하게 내리며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우리도 저 청정한 가을 공기를 마음껏 흡입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

일순간 시장기도 느껴져서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고즈넉한 호수의 풍광을 뒤로한 피크닉 에어리어에서 우리는 숯불을 지피기 시작했습니다. 숯불 갈비외 꼬치 어묵의 절묘한 조화 속에 한잔의 곡차가 일 순배 하니 신선들이 노니는 도원경이 따로 없었습니다. 따다닥 각진 소리를 내며 타는 그 그윽한 숯내음은 가을이 타는 바로 그 향기였습니다.

허스슨 밸리의 풍광을 발아래. 베어 마운틴
뉴욕 지방도로 9W와 202번 도로가 만나는 써클은 베어 마운틴의 진입로이기도 한데 이곳을 찾은 수많은 인파 때문에 경찰들이 나서서 차량을 통제하고 입구를 봉쇄하고 있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길을 벗어나 허드슨 강을 따라 함께 흐르는 202번 도로를 주행하며 베어산을 점할 기회를 엿보며 기다렸습니다. 두어번 눈치작전 끝에 마침내 감격의 진입에 성공하여 어렵사리 발견한 후미진 공간에 주차하고 산행을 준비합니다.

에팔레치안 트레일이 관통하는 이 산행로의 진입로는 Hessian라는 호수에서 시작되는데 고풍스런 스타일의 웅대한 박물관과 숙박시설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서녘으로 비끼는 햇살을 받은 단풍들이 현란하도록 빛을 발하고 있었고 조용한 여울을 일으키는 바람은 가을 향취를 전해오며 기암으로 휘둘러진 호수 저편에는 한가한 보트들이 물결에 몸을 맡긴 채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왜 이런 불편한 교통체증이 일었는지의 그 이유를 알 것 같은데 설상가상으로 오늘 커뮤니티 축제가 있어 더욱 그랬고 저마다 맥주를 조끼에 담아 오가며 호수를 감상하며 마시고들 있었습니다. 평화로운 군무를 보는 듯 했습니다.

산정에 오르니 둔덕에 가득채운 억새들이 하얗게 잎새들을 터트려 밝게 빛나고 가을을 입은 나무들이 저마다의 색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바람은 건듯 불어오고 키큰 상수리 나무에는 하늘 다람쥐들이 이방인들의 침범을 경고하는지 이가지 저가지를 뛰어다니며 부산을 떱니다.

참새들의 요란한 지저귐도 음률처럼 들리는데 발아래 펼쳐진 허드슨 벨리의 기막힌 장관을 굽어 내려다보면서 가슴에 응어리진 세속의 생채기들을 다 풀어 내던져 버립니다. 우리는 삶의 여유를 갖지 못함에 대해 여러 저간의 사정으로 치부하는데 우리는 조그만 집착의 끈을 놓아버린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집착과 물욕의 아집을 버린다면 오늘 우리처럼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감동과 무언의 가르침을 얻고 가는 것이 아닌가 자문자답을 하면서 오늘도 산을 오르고 정상에 섰습니다.

산 정상의 가장 높은 지점에는 친절하게도 전망대를 인공으로 지어놓았는데 4,5층 건물 높이 내부에는 사방으로 유리창을 달아 사방으로 휘둘러 볼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방향마다 유명한 산이나 지점을 표식해둔 지도를 보면서 하나씩 훑어보는데 산등성마다 아름답게 타오르는 가을색의 향연을 흡족한 마음으로 감상을 합니다. 전망대를 나와 바위 벼랑이 있는 포인트에서 기념촬영을 하는데 저기 뒤편으로 또렷하게 맨하탄의 마천루들이 연이어 서있는 스카이 라인을 보며 그 머나먼 거리를 산정에서 이리 쉽게 볼 수 있다니 라고 신기하게 여기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어느덧 서산 낙조는 짧은 가을 낮을 보채는 듯 서둘러 내려앉고 쌀쌀한 저녁공기가 주위를 감싸는데 자연 우리들은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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