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美국적 취득엔 관대하면서 재일동포 日국적 취득엔 엄격

2021년에 일본의 유명 운동선수 인터뷰를 시도한 적이 있다.

이 선수의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선수의 가족사를 취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선수의 에이전트는 가족사를 포함한 개인정보와 관련한 질문에는 답할 수 없고 인터뷰도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재일동포 3세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인터뷰를 포기했다. 선수의 가족사와 관련한 내용도 보도하지 않았다.

일본의 유명인 중 재일동포 혹은 한국계가 꽤 있다. 이 중에는 자기 뿌리를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1945년 해방 직후 일본에는 200만명이 넘는 조선인이 있었고, 이 중 60여만명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본에 정착했다.

재일동포는 일본 사회에서 많은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 국적을 선택한 이들도 많다. 일본 국적을 선택한 이들 중에도 한국계라는 사실이 알려져 차별적 시선을 견뎌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 측이 한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일본 내 재일동포 차별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한편으론 일본 국적을 선택한 재일동포에 대한 한국 내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한 것은 아니겠냐는 생각도 했다.

한국 내에선 재미동포가 미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도, 재일동포가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재미동포의 미국 국적 취득에는 너그럽고 공직선거에 당선된 한국계 미국인을 향해 박수를 쳐주면서도 재일동포의 일본 국적 취득에는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것은 식민 지배의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반일 감정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중국, 미국, 중앙아시아 등으로 이주하게 된 조선인이 거주국의 국적자가 된 것은 문제시하지 않으면서 유독 재일동포를 향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자료를 보면 작년 말 기준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조선 국적자는 41만명에 달한다.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와 해방 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에 정착해 살아오면서도 일본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동포도 여전히 많은 셈이다.

재일동포는 6·25 전쟁 때 청년학도의용군으로 참전했고, 조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직간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예컨대 도쿄 중심부 넓은 부지에 자리 잡은 주일본 한국대사관도 재일동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자금으로 세워졌다.

일본에서 차별받으면서도 조국을 잊지 않은 재일동포들이었다.

그러나 한국 국적을 유지하면 취업 및 사업 활동에 차별 내지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고, 공무원이 될 수 없으며, 공직선거 입후보도 일부 지자체 선거를 제외하면 불가능하다.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권리도 오랜 소송을 거쳐 획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필자의 주위에는 자녀 취업 문제와 자신의 사업 문제 등으로 일본 국적을 취득한 동포들이 있다. 이들을 향해 일본인이 됐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오히려 일본 국적을 취득하고 국정 선거에 나서 당선돼, 재일동포 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싸우고 동포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한국계 정치인에게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 아닐까.

재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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