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인이 미국 되찾아야"...텍사스 총격범 일기에 써

"서양인이 모든 인간 중에 가장 뛰어나다."

지난주 미국 텍사스주(州) 댈러스 외곽 쇼핑몰에서 총기를 난사해 한인 교포 일가족 3명을 비롯한 8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의 일기에 적힌 내용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가르시아는 '오드노 클라스니키'(OK.ru) 등 러시아 소셜미디어에 지난해 9월부터 수백장 분량의 일기를 남겼다. 해당 계정은 현재 삭제됐다.

일부 게시물에서 자신이 히스패닉계, 구체적으로는 멕시코 출신이라는 점을 수차례 암시한 바 있는 가르시아는 한때 "백인과 히스패닉은 공통점이 많다"며 자신을 백인과 동일시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일기에서 본인의 혈통마저 비하하며 '아리아 민족'을 칭송하는 등 인종차별적 사상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다.

아리아인이란 과거 인도유럽어족을 총칭하는 표현으로 쓰였지만,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게르만족이 위대한 아리아인의 순수성을 가장 잘 보존한 민족'이라고 왜곡된 주장을 하면서 인종 이데올로기와 결부됐다.

가르시아는 "그들(히스패닉)은 자기 민족의 미래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마치 아이와 같아 모든 걸 다 떠먹여 줘야 한다"며 "아마 이들은 구할 가치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아리아인이 히스패닉 민족을 이끌어야 한다며 "아리아인이 미국을 되찾기로 마음먹는다면, 그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백인 민족주의자를 만난 순간부터 백인 우월사상에 빠졌다면서 "내 백인 친구는 내게 '너에 비하면 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고 적었다.

가르시아는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를 문신으로 새긴 모습, 나치 제복을 입은 부부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 등 사진도 올렸다. 가르시아는 이들 게시물에 "내 사람들"이라는 설명을 적었다.

여성 혐오적 가치관도 일기 곳곳에서 확인된다.

그는 "나는 내가 증오하는 인종의 여자와는 동침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간이 아니라면 말이지"라고 썼다.

가르시아는 스스로를 '인셀'(incel·비자발적 독신주의자)로 불렀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가르시아는 이 같은 기록 외 총기와 탄창 등 사진과 함께 "내 장난감을 테스트하는 중"이라는 글도 올렸다. 그는 앞서 보안회사 최소 3곳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으며 별도의 총기 훈련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쇼핑몰에 사람이 붐비던 오후 3시 36분께 범행을 저지른 가르시아는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가르시아의 계부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그의 가족이 대중만큼이나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면서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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