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회담 채널 복원

남북 화해의 길 열다


남북이 25일 고위급 접촉을 통해 포괄적 관계 개선에 합의하면서 김대중정부 이후 ‘남북교류 르네상스’를 이끌 만한 전기를 맞았다. 남북이 공동보도문에 명시한 대로 ‘빠른 시일 내’ 적절한 시기에 당국 간 회담을 갖게 될 경우 이 회담은 안건과 분야별로 대화프로세스로 분화·체계화될 전망이다. 중심 의제는 무엇보다 양측 간 최대 현안이자 난제인 5·24 대북 제재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남북관계 해빙 기류'라는 호재와 함께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군사적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넘긴 박 대통령은 올 하반기 미국(10월) 중국(9월)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는 등 정상외교에 집중하면서 경제살리기와 4대 부문 개혁 등 국정과제 추진에 박차를 가할 여건을 만들었다.


 


남북 2+2 고위급 접촉은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가 시작된 25일 타결됐다. 지뢰도발에 대한 북한의 유감표명과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에 남북이 전격 합의하면서 포격 공방을 주고받으며 극단으로 치달았던 군사적 긴장이 극적으로 해소됐다. 남북이 당국 간 대화 채널 복원과 민간 교류 활성화 등을 약속하면서 남북관계는 순식간에 대화 국면으로 들어섰다. 협상 결과를 두고 일부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 사과 수준이 미흡하고 재발방지 약속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강경한 원칙론을 지킨 박 대통령의 승부수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북한의 원산 국제관광단지 개발과 맞닿아 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우리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개성공단과 함께 북한의 ‘캐시카우’(Cash Cow·돈줄) 역할을 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길이 열리는 대로 이와 연계한 원산 국제관광단지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북한은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로 중국과 금강산 등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기까지 했지만 아직 큰 진전은 없다.


 


반면 남측은 한반도 평화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함께 남북 간 유일한 경제협력 공간인 개성공단 발전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개성공단은 대외적으로 북한 리스크를 낮추는 ‘쿠션’ 역할을 하는 데다 추후 대북 사업에도 지렛대 구실을 하게 될 중요한 전략 지점이다. 신규 투자 유치 및 국제화를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고용환경 조성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및 노동규정 개정 등에 대한 논의가 우선 시작될 전망이다.


 


단절되다시피 했던 민간 교류도 대폭 활성화될 개연성이 높다. 경색된 남북관계 탓에 올해만 해도 8·15 남북 공동행사, 광복 70주년 기념 각종 스포츠 행사 및 학술대회, 문화 체육 공연 등이 대거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민간 교류 활성화 노력을 명시하면서 공동 방역사업, 양묘장 사업, 축산협력 사업 등 기존 사업들이 일제히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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