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진범 국내 송환...도주 16년만
09/22/15'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이 도주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다.
'이태원 살인 사건' 의 사건 개요와 논란
한국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Edward Lee)와 혼혈 미국인 아서 패터슨(Arthur Patterson) 등 10대 남녀 20여명은 1997년 4월 3일 이태원의 한 건물 4층 술집에 모여서 파티를 하다가, 배가 고파져 같은 건물 1층 패스트푸드점에 내려와서 햄버거를 시켜 먹었다. 패터슨이 잭나이프(휴대용 칼)로 햄버거를 자르면서, 이들은 칼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이후 다른 일행이 밖으로 나가거나 4층 술집으로 돌아간 사이, 패터슨과 한국계 미국인인 에드워드는 햄버거 가게 화장실로 들어갔고, 거기서 우연히 마주친 조중필 씨를 잭나이프로 9군데 찔러 살해했다. 범행 후 이들은 4층 술집 화장실로 가서 몸에 묻은 피를 닦았고, 패터슨은 미국 제8군 기지로 들어가 친구를 만나 바지를 갈아입고 피묻은 옷을 불에 태운 후 범행에 사용한 칼을 버렸다.
패터슨은 4월 4일 익명의 제보를 받은 미군 범죄수사대(CID) 요원에게 체포되었다. 4월 6일, 미국 출장을 다녀온 에드워드의 아버지는 아들의 친구 패터슨이 TV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고 아들을 추궁했고, 아들이 범행을 시인하자 변호사를 만난 후 4월 8일 검찰에 자수했다.
18세에 불과한 청소년이 아무 이유 없이 무고한 사람을 살해한 충격적인 이 사건에 대해, 대한민국 수사기관이 제대로 수사를 진행시키지 못하면서 사건은 복잡해졌다. 수사 초기에는 영어로 제대로 심문을 하지 못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유력한 용의자로 잡힌 에드워드와 패터슨은 서로 상대방이 피해자를 살인하고 자기는 옆에 있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SOFA협정으로 인해 용의자들의 친구 등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나 증인신문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 검찰은 두 사람을 살인의 공동정범으로 기소하지 않고, 에드워드는 살인죄로, 패터슨은 흉기소지 등으로 기소하였다.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1심에서는 에드워드의 살인혐의를 인정하였으나, 대한민국 대법원은 에드워드를 유죄라고 볼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패터슨은 흉기소지로 유죄가 확정된 뒤 항소를 포기하여 실형을 살다가 형집행정지를 받아 출소하였다. 형집행정지 중이었음에도 담당 검사의 실수로 법무부가 패터슨에 대한 출국금지 연장 조치를 취하지 않아 출국금지가 풀리자, 패터슨은 사흘 만에 미국으로 출국하였고 신병확보 및 수사가 곤란해졌다. 이에 분노한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1심과 2심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을 했으나, 대법원은 '담당 검사의 과실과 유족들의 정신적 피해간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후에도 유족들은 패터슨에 대한 기소를 계속 요구하였고, 이태원 살인사건이라는 영화가 개봉된 후 패터슨에 대한 재판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자 2009년 12월 15일에 검찰은 법무부에 패터슨에 대한 범죄인 인도청구를 요청하였다.
검찰은 2009년 이 사건의 진범을 패더슨이라고 결론 내렸다.
법무부는 이 사건의 피의자인 패터슨이 23일 오전 4시 40분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 발생 이후 20년 가까이 묻혀 있던 진실의 얼개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범인 없는 살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 사건은 2009년 9월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진범을 찾아 처벌해야 한다'는 거센 여론 속에 법무부는 그해 10월 미국 당국에 범죄인인도 요청을 했고 패터슨은 2011년 5월 미국 수사당국에 체포돼 재판에 회부됐다. 검찰도 같은해 12월 패터슨을 다시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살인죄 공소시효(15년) 만료를 불과 4개월여 앞둔 때였다.
이듬해 10월 미국 법원이 범죄인 인도 허가를 결정하자 패터슨은 인신보호청원을 제기하는 등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었지만 1심과 항소심, 뒤이은 재심에서마저 패해 국내 송환이 성사됐다.
패터슨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받게 된다. 범죄인 인도 요청 당시 법원에서 발부한 패터슨의 구속영장이 뒤늦게 집행되는 셈이다.
법무부 측은 "20년 가까이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피해자 부모의 가슴에 쌓인 한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