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정치·선거개입' 모두 유죄
08/30/17법원이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국가정보원의 여론 조작 활동을 정치 개입이자 선거 개입으로 인정하면서 국정원이 여론 조작용 '사이버 외곽팀' 30개를 운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이 외곽팀장 등 관계자 20여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론 조작 활동에 대한 지시와 공모 여부가 일부 확인된 만큼 외곽팀장 및 외곽팀에서 활동한 외부조력자들 역시 원세훈 전 원장과 같은 혐의로 사법처리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30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을 동원해 인터넷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댓글을 남기도록 하는 등 정치와 선거에 개입한 혐의(국가정보원법·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원 전 원장에 대해 두 혐의 모두를 유죄로 보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이 18대 대선에서 국정원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 행위를 인정하면서 이들의 지시에 따라 활동한 외곽팀장들과 원 전 원장과의 공모관계도 인정될 전망이다.
선거법 위반은 공소시효가 6개월이지만 원 전 원장과의 공범관계가 성립되면 이들에게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
현재 국정원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와 공안2부(부장검사 진재선) 소속 검사를 주축으로 수사팀을 꾸려 의혹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2009년 5월~2012년 12월 국정원 심리전단이 알파팀 등 외곽팀을 최대 30개까지 운영해 여론 조작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늘푸른희망연대, 선진미래연대,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자유주의진보연합, 애국연합, 양지회 등에 소속된 외곽팀장들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재까지 검찰에 소환된 외곽팀장들은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여론 조작 활동을 벌였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검찰은 과거 원 전 원장을 재판에 넘길 때 적용했던 혐의 외에 새 혐의를 찾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2012년에만 외곽팀에 들어간 국정원 자금이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정원이 국가 예산으로 외곽팀을 불법 운영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원 전 원장과 외곽팀 관계자들에게는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외곽팀장 등이 속한 대부분의 단체는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정권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 공세를 벌였던 단체였다. 이에 검찰의 칼끝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까지 닿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외곽팀장 중에는 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한 행정관 오모씨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앞선 압수수색 때 이 행정관의 주거지와 사무실도 압수수색하고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
오씨는 검찰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친인척 등 지인 10여명을 동원, 국정원이 내려주는 지침과 논지에 따라 온라인 공간에서 댓글 등을 달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다만 오씨가 청와대 재직 중일 때가 아닌 2009년쯤부터 청와대로 들어가기 전까지 여론 조작 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청와대의 개입 정황을 보여주는 다른 단서도 있다. 2011년 국정원이 작성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장악' 문건은 청와대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적폐청산 TF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문건에는 '좌파에 장악당한 SNS 주도권을 찾아야 한다' 등 SNS를 통해 당시 여권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라는 취지의 내용 등이 담겼다. 검찰은 정식 수사의뢰에 앞서 적폐청산 TF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해왔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의 여론 조작 활동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윗선 규명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