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때문에?...파산 신청한 시어스 150개 매장 즉각 폐쇄 예정

한 때 '미국을 바꾼 기업'으로 평가됐던 시어스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에는 시장의 변화흐름에 맞춰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장기간 자금난에 시달렸던 시어스의 주가는 지난 달 사상 처음으로 주당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최대 소매기업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132년 역사의 시어스(Sears Holdings Corp)가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카탈로그 쇼핑'으로 미국 중산층의 소비 문화를 주도하던 시어스는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에 밀려났고 현재는 1500억원이 넘는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시어스는 15일(현지시간) 0시 직후 뉴욕주 화이트플레이스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시어스는 이날 만기가 돌아온 1억3400만달러(약 1520억원)의 부채 상환이 어려워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1886년 리처드 W. 시어스가 설립한 시어스는 1970년대 초만 해도 미국 전역에 매장 3500개를 운영하는 최대 유통 업체였다. 20세기 초 작은 시계 점포로 출발한 시어스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국민이 TV,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대표 쇼핑몰로 자리 잡았다.


시어스는 쇼핑 문화에 카탈로그를 도입한 최초의 업체이기도 하다. 농장이나 작은 마을에서 자급자족하거나 시장에서 물건을 소규모로 구입하던 미국인들에게 카탈로그를 통해 대량생산 제품을 구입하는 건 혁신적이었다.


또한 1973년 시카고에 세워진 높이 527m의 시어스 타워는 준공 당시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명성을 얻었다.


시어스는 여러모로 아마존의 초기 버전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우편 서비스를 통해 성장하는 국가의 가장 외딴 지역에까지 진출했고 시카고의 300만평방피트(27만8700㎡)의 창고에서 상품을 분류해 배송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창고형 대형 할인점 월마트의 등장으로 1989년 최대 소매기업 자리를 내줬다. 2000년대 들어선 온라인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영업이 더욱 어려워진 시어스는 2005년 대형 유통업체 K마트에 인수합병됐다.


지난해 초부터 1250개 매장 중 400여곳이 문을 닫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올해 7월에는 본사가 있던 시카고의 마지막 매장을 폐쇄했다.


2007년 195달러에 달했던 주가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41센트까지 추락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80% 넘게 빠졌다. 2016년 초 31만7000명에 달했던 시어스 인력은 현재 8만8000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시어스는 150개 매장을 즉각 폐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억3400만달러의 대출금을 갚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은 이를 위해 5억~6억달러 가량의 대출을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 대출 자금은 나머지 점포 운영 및 자산 매각 등에 활용된다.


 


시어스(sears)홀딩스는 수십년간 미국 소매업계를 지배해왔던 미국 백화점 체인으로 126년의 역사를 자랑했던 곳이다.


한 때 백화점 체인 시어스와 대형마트 체인 K마트를 거느리고 승승장구 해왔으나 1990년대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할인매장에 이어 2000년대 들어 아마존 등 온라인 유통업체가 급성장하면서 최근 7년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마지막으로 수익을 거둔 것은 2010년"이라며 "희박한 현금흐름으로 인해 회사에 재투자할 돈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2011년 이후 누적 손실 규모는 110억달러, 파산보호 신청서에 명시된 부채는 113억달러에 달한다. 자금난 위기에 빠진 시어스는 이날 상환예정이었던 채무 1억3400만달러조차 내지 못했다.


1925년 시카고에 첫 점포를 연 시어스는 1973년에는 당시 세계 최고 높이(108층) 건물인 '시어스 타워'(현 윌리스 타워)를 세웠다. 2차대전 이후 늘어난 미국 중산층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공급하며 사세를 확장했고, 켄모어, 다이하드, 랜즈 엔드 등 자체 브랜드도 운영했다. 당시 카달로그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에는 의류, 장난감은 물론, 자동차, 주택건축세트 등도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여러모로 아마존의 초기 버전이었다"며 "우편서비스를 이용해 가장 외딴 지역에까지 손을 뻗었고 시카고의 300만 평방피트(27만8700㎡)의 창고에서 상품을 분류해 배송했다"고 전했다. 


한때 제2의 워런 버핏으로도 불렸던 에드워드 램퍼트 회장 주도의 광범위한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빚이 쌓여가면서 10년 전 30만명을 웃돌았던 고용인력은 올해 1월 기준 8만명대로 줄었다. CNBC는 "현재 회사가 운영하는 점포가 700곳 이상 상당 남아있지만, 한때 미국 최대 소매업체였음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재고가 없는 매장도 있다"고 전했다.


시어스는 챕터 11에 따른 절차의 하나로 연내 142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폐점 진행 매장에서는 2주 이내 '청산 판매행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시어스의 파산보호 신청은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 시대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CNN은 설명했다. 최근 수년간 미국 유통업계는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과 늘어난 부채로 고전하면서 토이저러스, 본튼, 짐보리 등 대기업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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