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의 구조와 AI등으로 대체되는 일자리, 지속적으로 심화되는 빈부격차등으로 구매능력이 떨어지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실험과 연구가 각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올해 들어 핀란드와 캐나다가 '유지가 어렵다'며 기본소득 프로그램을 끝냈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선 이 실험이 추진되고 있다. AI(인공지능)로 인한 일자리 감소, 커지는 빈부격차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결국 모든 사람에게 일정 수입을 보장해주는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18일 CNBC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시는 기본소득 프로그램 도입을 지난 6월부터 준비하고 있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시카고 북부지역 1000가구를 선별해 아무런 조건 없이 월 500달러(56만원)를 지급하는 안을 내놓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는 이달 중 기본소득 관련 영향 평가, 가구 선별 방식 선정 작업을 시작한다.

이매뉴얼 시장은 기본소득을 통해 자동화 기술의 발달과 해외 공장 이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6년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 실험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까지 벌였으나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됐던 스위스에서도 기본소득 실험 움직임이 다시 보이고 있다.

스위스 라인강 인근의 도시 라이노 시의회는 지난 15일까지 880명의 주민으로부터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받고, 다음 달 중순부터 자금 조달을 시작한다. 주민들에겐 월 490스위스프랑(약 57만원)부터 최대 2500스위스프랑(약 291만원)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2년 전 세금을 재원으로 하려다가 77%가 반대한 것을 의식해 시는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라이노시는 국가로부터 기본소득 이상의 연금 등을 받는 주민으로부터 초과분만큼 돌려받아 실험에 보탤 예정이다.

이밖에 미 캘리포니아주 스탁턴시도 내년 2월부터 18개월간 주민 100명에게 월 500달러씩을 지급하는 실험을 시작한다.

민간 부문에서도 실험 열기가 뜨겁다.

드롭박스, 에어비앤비, 레딧 등 유수의 기업을 발굴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Y콤비네이터는 내년부터 6000만달러(약 674억원)를 투입해 기본소득 연구에 돌입한다. 3000명의 참가자가 대상인데, 1000명은 월 1000달러씩을 받고 나머지 2000명은 월 50달러를 받아 두 그룹을 비교해 연구할 예정이다. 연구는 3년 이상 진행된다.

샘 알트만 Y콤비네이터 CEO(최고경영자)는 "아무런 대가 없이 기본 소득을 지급하면 사람들의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질까, 아니면 받은 돈보다 더 높은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까?"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 내 가장 빈곤한 주인 미시시피에서는 매그놀리아 마더스 신탁이 자녀가 있는 15명의 흑인 여성을 선별해 매달 1000달러씩 주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기본소득이 빈부격차 해소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보겠다는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잇단 실패에도 기본소득 실험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 "AI 등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금융위기 재현 위기감, 무역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사람들이 큰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