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트레킹의 백미. 토레스 델 파이네 종주 2일차 - #2
— 02/06/19
바람이 어느 정도 잠들고 암반위로 정갈한 시내가 흐르는 개울옆에서 자리잡고 점심을 준비합니다. 한국에서 요즘 부쩍 늘어난 백팩킹과 캠핑족들 덕분에 많은 건조 식품들이 속속 개발되어나와 물만 끓여부으면 밥이 되고 국과 찌개가 되고합니다. 전투식량이라 이름붙여진 건조밥에 물을 붓고 기다리는 동안 준비해간 짜장을 볶아내고 김치를 곁들여 내니 이국 땅 먼 하늘아래서 이런 입의 호사가 어디있냐며 감탄을 합니다. 게다가 아무리 짊어지는 무게가 부담스런 종주길이라도 빼놓고 올수 없는 소주 한잔이랑 함께 즐기는 이 오찬. 배산임수의 명당자리이자 이 세상 가장 훌륭한 가든식당에서 한끼 식사를 즐기는 우리는 분명 신선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식곤증에 배꼬대를 잠시하다가 다시 길을 나섭니다. 잰걸음으로 반은 달리다 시피 하였더니 우린 5시간 시간 만에 로스 쿠에르노스 산장에 도달해 여장을 풀수 있었습니다.
지친 산행후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한잔. 김선홍님이 쏜 맥주를 두당 각 일병해서 17병 대자로 시키니 바텐더가 잘 못알아듣고 자기 동료에게 다시 확인해보기 까지 합니다. 한병씩 들고 영원한 청춘을 위하여! 건배사를 안주삼아 기분좋게 들이킵니다. 하루의 밀린 숙제를 마감한 뒤의 후련함 처럼 세상 더이상 이리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새로운 과제물이 날라왔습니다. 바람에 날렸던 그 강총무가 그때 넘어지면서 핸드폰이 주머니에서 빠져 달아났다는 것입니다. 다섯명의 특공대가 자발적으로참여하여 왕복 2시간의 길을 되돌아 갔다 옵니다. 그리고 돌아온 이들의 노고에 부합한 결과. 드디어 그 핸드폰을 찾아내서 가져왔습니다. 모두 환호하며 감사하다고 또 각일병씩 쏜 강총무의 포상 파타고니아 맥주 Austral. 왁자지껄한 저녁 식사가 무용담으로 이어집니다.어느새 파타고니아의 바람이 그 어둠을 몰고왔는지 짙어진 하늘에 별들이 가득 반짝입니다. 깊어가는 파타고니아의 밤. 익어가는 주연. 가득해지는 삶의 자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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