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요르의 땅. 노르웨이 트레킹.- 자연의 괴물. 그 혀끝에 서다. 트롤퉁가 Photo Credit: pickupimage.com

피요르의 땅. 노르웨이 트레킹.- 자연의 괴물. 그 혀끝에 서다. 트롤퉁가

북극에 가까운 노르웨이의 아침은 유난히도 일찍 스며듭니다. 시간을 보니 이른 3시. 넓은 창으로 보이는 암산엔 안개구름이 자욱하게 띠를 두르고 있고 그침없이 절벽을 타고 내리는 폭포는 이방의 땅에서 깨어났음을 일깨워줍니다. 잠시 생각의 여유를 갖고 그냥 누워 사념의 나래를 펴봅니다. 집을 떠나온 지 반년이 넘도록 세월도 계절도 망각하고 간단없이 이어진 그간의 기인긴 유랑. 아직도 다녀야 할 곳도 방문하고 머물러야 할 곳이 아득한데 문득 오래 묵은 옛것들이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낯선 이역을 오래동안 흐르다 보니 노스탈지아 같은 외로움도 느닷없이 전율처럼 찾아오는 때도 있습니다. 가족들 옛친구들 산동무들 특히 동네 술친구들이 더욱 애달파지는 시간들입니다. 호탕하게 한잔술을 나누며 사회 이슈며 정치며 인생을 격하게 논하면서 기분좋게 함께 취하곤 했던 그 술자리. 그 인생의 동행들. 그리고 또 언제나 지워지지 않는 낮달처럼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이 간절한 이른 아침입니다. 짙은 안개 헤치며 어렵게 어렵게 아침 햇살이 산촌을 비추고 촉촉하게 젖은 산하는 게으른 기지개를 켭니다. 이와는 달리 길손들의 마음은 조급하기만 한데 오늘의 여정이 하루해가 지기 전에 마감해야하는 머나멀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 멀고먼 길 끝에 신이 빚어놓은 자연의 괴물 트롤퉁가라는 묘한 바위가 있습니다. 트롤퉁가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짜릿한 절경을 선사하는 절벽 바위로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트롤의 혓바닥이란 뜻입니다. 높이는 약 1100m인데 혀처첨 쑤욱 내 밀어놓은 기이한 바위 위에 서서 푸른 피요르와 어우러진 풍경에 녹아드는 특별한 트레킹입니다. 트롤퉁가 트레킹은 들머리인 쉑게달(Skjeggedal)에서 시작해 한시간 이상을 스위치 백 하며 올라가서 한시름 놓으며 차츰 고도를 높이며 14km를 걸어 목적지에 당도 한뒤 다시 갔던 갈 되돌아와야 하는데 제법 높은 구릉위로 이어져 있어서 보통 10~12시간 정도 걸립니다. 트레킹은 보통 7월 중순부터 가능한데 산길 눈이 언제 녹을지에 달려있지만 성급한 이들은 잔설을 밟으며 좀 더 힘든 여정에 도전하는데 일반적으로 9월 중순까지 트롤퉁가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먼길이기에 등산화를 신기를 권장하고 여분의 따뜻한 옷과 넉넉한 양의 식음료를 꼭 챙겨야 합니다. 산악지형의 날씨는 워낙 변화무쌍하고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언제 비를 뿌릴지 알수 없기에 또한 배낭에 방수의복이 늘 예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온전히 신뢰 할순 없지만 트롤퉁가로 출발하기 전에 당일 일기예보를 확인해서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 한데 안전상의 문제로 강한 바람과 폭우 또는 안개 낀 날씨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만 꽉 짜여진 일정을 하루 더 늘려 만일을 대비한 여유를 둠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해마다 심각한 곤경에 빠진 등산객을 찾거나 구조하는 경우가 빈번하니 그 중의 하나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비록 북반구의 긴 여름 낮 시간의 여유가 주어진다 하여도 늦어도 오전 8시에는 하이킹을 시작하는 것이 여유있게 하루 일정을 마감할 수 있습니다. 트롤퉁가 주변 산악 지역에서 하룻밤 체류하고 싶다면 그 야생의 자연 속에서 그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야영을 할수 있는 백팩킹으로 즐기면 되는데 특별한 허가나 제재가 없으니 풍경 좋은 지점에 텐트를 설치하고 하루밤 그 자연의 일부가 되어보는 것도 좋을듯 하더이다. 초반은 600미터 높이의 어퍼 주차장까지 경사가 꽤 되는 산길을 계속 오르는 코스로 별 볼만한 풍경은 크게 없이 약 3km를 땅만 보고 올라가게 되는데 여기서도 얄팍한 상술을 발휘해서 이 구간을 차로 올라가게 하고서는 70불 정도를 받습니다. 아니면 오전 6:30 부터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왕복 $23에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참 솔깃한 유혹입니다만 걸음의 축복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냥 치고 올라갑니다. 한바가지 땀을 쏟아내고 산정 평원에 올라서면 광활한 바위산 풍경이 한눈에 잡힙니다. 노르웨이 산에는 돌이 참 많습니다. 트롤퉁가 가는 길의 전형적인 모습. 거대한 암반 위에 크고 작은 바위들이 어지럽게 놓여있거나 아직 녹지않은 잔설들이 한가득 쌓여 있고 그 아래로 옥빛 피요르가 차분히 앉아 있는 풍경입니다. 눈길이 지나면 돌길이 나오고 돌길을 지나면 또 눈길. 구비구비 이어지는 길 양편으로 서정적 영화의 배경이 끊임없이 바뀌며 이어집니다. 그 한 정점에서 잠시 둥지를 틉니다. 시장기를 속이기 위함으로 가장 전망좋은 지점 넓은 암반이 있고 또 바람을 막아줄 막이가 있는 곳에서 밥과 찬으로 채운 도시락과 함께 버너를 피워 라면을 끓여 선식을 즐깁니다. 허접한 주전부리조차도 꿀맛같은 산행에서 이쯤이면 아마 진수성찬이라 해도 과하지 않은데 세상 가장 수려한 풍광을 발아래 두고 음용하는 한잔의 커피맛도 이승의 그것과 다릅니다. 허기를 면하니 이제서야 보이지 않던 비경들이 속속 눈에 차는데 이따금 옅은 구름 사이로 비춰주는 초라한 햇빛이 더욱더 수려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구름도 떠나질 못하고 하늘 한가운데서 서성거리는데 한없이 머물고 싶은 마음이 그들과 매양 한가지이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갈길이 우리를 보챕니다. 거의 6시간 만에 트롤퉁가 혀 바위에 도달했습니다. 차가운 비 바람이 먼저 우리를 반기고 그 믿지 못할 큰 바위가 절벽에 턱하니 걸쳐져 있는데 과연 신화에나 등장할 만한 괴물의 혀라 할수 있습니다. 그 아래로는 깊고 푸른 피요르가 차분하게 누워있고 절벽마다 채운 작은 생명체들의 어울림이 감탄이 절로 새나오는 수려한 풍경입니다. 먼저 온 사람들은 한사람 빠짐이 없이 거의 그 비현실적인 바위 위에서 사진을 찍고자 선 줄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기실 사진하나 남기기 위해서 온것인지도.. 동행들을 찍어 주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자니 십중팔구 대개가 벼랑끝에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 본다든지 끝에 앉는다 든지 하는 뻔한 포즈를 취하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이벤트 하나가 펼쳐집니다. 젊은 총각 하나가 머라고 머라고 장문의 편지를 읽더니 여친을 불러다 꿇어 앉아서 손가락에 반지 끼워주고 청혼을 합니다. 그러자 바위 위를 폴짝폴짝 뛰어 다니면서 오도방정에 가까운 호들갑을 떨며 좋아라 하는 여친. 아무래도 짜고 치는 고스톱판 설정 퍼포먼스 같은데 여친의 연기력이 전문배우 수준입니다. 이십여분을 그렇게 저들만의 리그를 펼쳤나 본데 추위에 떠는 우리로서는 처음의 축복해주던 마음들이 냉소적인 저주의 지탄으로 변하게 만든 격입니다. 거의 한시간이 지나서야 우리 동행들이 모두 다 사진들을 찍고 하산하기로 합니다. 결코 녹녹치 않을 하산길. 온만큼 가야하는 머나먼 길. 이제 비가 제법 뿌립니다. 차디찬. 이런 날은 우의로 잘 무장하고 그저 아무 잡념없이 무념 무상의 세계로 빠져들어 걸어감도 좋습니다. 내 삶을 되돌아 보는 시간의 여유로움도 가져보고요. 길에서 조금씩 떨어진 한갓진 곳에 쳐놀은 원색의 텐트들이 이처럼 익어가는 노르웨이의 가을을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저 좁은 공간 속에서 동행과 따스하게 정을 나누고 있을 것 같은 풍경이 마냥 부러운데 싸라기 눈과 작은 우박이 섞여서 자켙의 머리를 내려쳐버리니 잠시 멍청해진 발걸음을 잽싸게 놀리게 됩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길은 끝이 나고 그 고단한 여정 또한 마감하게 됩니다. 하루를 온전히 바쳐 만난 트롤의 혀 바위. 우리들 심장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노르웨이 출신의 화가 뭉크의 ‘절규’(The Scream)라는 작품은 이 나라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비싼 물가에서 만들어졌다는 썰 같은 이야기에도 그럴수도 있겠다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래도 청정 해역에서 잡아올리는 해산물을 맛보고 가지 않는다면 매우 서운한 일. 베르겐 맛집을 찾았습니다. 맥주 한조끼에 연어. 대구. 광어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생선을 시켰습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은 참 소박한데 빵 조각에 연어나 새우를 얹어 먹거나 하고 각종 생선도 소금 후추등 최소한의 양념으로 밑간하고 찜이나 팬프라이 구이 등과 같이 단순한 조리법으로 요리합니다. 그저 쪄서 소금 후추 뿌리는 정도.. 왜 그리하냐고 하면 아마 그 답은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으로 긴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바다와 피오르는 천연 어장으로 싱싱함 자체가 최고의 맛이기 때문입니다. 어두워진 부두를 나와 숙소로 가는 길은 빗속을 헤치며 흠뻑 젖어 가는 길. 이미 거리의 모든 상점들은 철시를 했고 사람들의 발길도 오래전에 끊어진듯 합니다. 비단 비가 온다는 사유가 아니라 오후 너댓시거 지나면 모두 떠나버리는데 추운 북반구 사람들의 몸에 밴 습성인듯 합니다. 노르웨이의 도시가 한산하단 이유만으로 품었던 작은 실망은 떠날 때쯤 비로소 나름의 진한 의미를 깨닫는 것으로 채워졌습니다. 노르웨이는 그저 사진 하나 더 찍기 위해 분주하게 쫓아 다니는 곳이 아니라 여유며 그리고 자연 그 자체다라고. 날것 그대로의 야생과 태고적 자연과 함께 숨 쉬며 한없이 여유로운 노르웨이 땅에서는 발길을 옮길 때마다 펼쳐지는 달력사진 수준의 풍경을 담을 맑은 두 눈과 마주치는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따스한 미소만 챙겨가면 된답니다. 용기내어 일상을 놓고 동화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노르웨이로 날아가서 더 맑고 정결해진 내 영혼을 되찾길 바랍니다. 나도 그런 깨끗해진 영혼을 지니고서 또 다시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는 길을 떠납니다. www.mijutrekking.com / www.worldtrekking.co.kr @ 내년에 확정된 이 여정의 일정입니다. 여러분들 초대합니다. 아이슬란드와 분리해서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만 하셔도 됩니다. 20-21 유럽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트레킹 15박 16일(16명 모집/현재 10명 신청) 09/01/2020 ~ 09/16/2020 $4,600 ~  $5,100 + 국제선 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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