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3대 캐년 산행 후기-자이언 캐년의 네로우스 트레일 #1

자이언캐년의 입구에 그림처럼 그려진 MAJESTIC VIEW LODGE 에서 전날 배급받은 네로우 트레일용 전문 장비를 애지중지 가슴에 품고 들뜬 하룻밤을 보낸 뒤 찬연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동녘에서 힘차게 차오르는 태양은 자이언의 거대 직벽을 비추며 장엄한 광경을 연출합니다. 아무래도 믿기지 않아 재차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청명한 일기가 될것이란 확신에 찬 설명에 모두 희색이 만면합니다. 방문자 센터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시닉드라이브의 종점인 Temple of Siwanava에 내려 1마일을 걸어 Narrows 트레일이 시작되는 캐년 어귀에 다달았습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무장을 단단히 한채 저마다의 다양한 복색으로 입구는 상당히 붐비고 있었습니다. 하루중 어느 순간이라도 비가 내릴 확률이 있다면 트레일은 폐쇄가 되므로 여러날을 기다리고 대비해온 이들도 많았고 물속을 걷는 길이기에 보온을 위해 스쿠바 다이빙용 드라이 수트까지 동원하여 중무장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Zion Adventure Co.에서 대여해온 수중보온 양말을 신고 마찬가지 수중용 신발을 덧신고 수심을 측정하기위한 우리들 키만큼 긴 봉막대를 들고 상기된 표정으로 저마다의 다짐을 마음속으로 하며 장도에 나섰습니다. 원래 이 네로우스 트레일은 Virgin강의 상류에 해당하는 Chamberlane's Ranch에서 시작하여 물길따라 내려오는 길을 택하여 16마일의 황금같은 주변 경관을 즐기며 중간지점에 몇군데 조성된 캠프장에서 하루 야영을 하면서 조금은 수월하게 진행하는 것이 정도인데 시간적 여유가 없는 우리는 하루만에 마쳐야 하므로 물쌀을 차고 올라 역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네로우스 트레일은 버진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양편으로 나뉘어진 바위로 이루어진 협곡을 걸으며 세찬 물길도 건너고 목에까지 차는 웅덩이도 건너야 하며 자갈밭도 걷고 숲길도 걸으며 한모퉁이 한모퉁이를 돌때마다 펼쳐지는 명경을 감상하는 특이한 트레일로 전세계 트레커들이 열손가락안에 들게 추천한 아름다운 길입니다. 새로운 도전에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길을 재촉하면서 캐년의 초입에서 근엄한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냇길을 따라 힘차게 걸어갑니다.

고고한 선사시대 인류가 이땅에 뿌리를 내리기 훨씬 이전부터 거대 암벽들이 물길에 깍이고 깍여 형성된 협곡은 거대 바위들이 하늘이 가리워질 정도로 시공을 덮고 있었고 켜켜이 쌓인 세월의 흔적으로 이끼낀 통벽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짙은 황색의 직벽에는 물과 바람과 눈 그리고 모든 자연의 충돌을 버티어온 상흔이 검은 멍으로 남아 아로새겨져 있고 그래도 그 틈바구니에서 모진 생명을 키워온 수목들이 차라리 청초한 색을 발하며 흩어져 있습니다. 인색하게 비끼는 햇살을 받으며 자라는 야생화는 군계일학처럼 수묵화에 마지막 찍는 방점처럼 단연 돋보이는 존재입니다. 그리도 걷기를 그리워했던 길이었기에 그 상봉의 기쁨은 마침내 천상에서 재회하고마는 잃어버렸던 사랑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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