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지구의 반대편 남미 일주 트레킹. 1

지구의 정 반대편의 나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비행 시간만 24시간 하루를 꼬박 보내며 도착한 한국의 산동무들과 워싱턴. 아틀란타에서 날아온 동행들을 맞이합니다. 한국과 시차가 정확히 12시간 나니 어김없는 지구 반대편의 나라입니다. 연착을 밥먹듯이 하는 남미의 비행기들. 11시에 집결이 끝날줄 알았는데 하오 1시가 되어서야 모두 안착을 하고 숙소로 향합니다. 여름이 아직 가시지 않아 끈적한 더위가 피부에 달라 붙는 도시를 가로질러 달려갑니다. 숙소에 여장을 풀고 당초 오랜 비행 후라 칼칼해진 속 우리 육개장으로 풀려고 했었는데 두시간 지연이 되어 너무 시장해 매식을 하러 나갑니다. 부에노스의 맛집으로 소개된 스테이크 전문점. Al Carbon. 푸르른 초원 위에 방목하여 기른 아르헨티나의 건강한 소를 식용하는 이 곳. 갈비와 등심 부위를 각각 하나씩 시켜 교환해 먹으니 모두들 맛이 있다 칭찬을 해줍니다. 고유의 야채 샐러드와 리조또 그리고 붉고 하얀 포도주를 시키고 환영 만찬을 즐기는데 마지막 한분이 직접 가져온 셰난도어 산자락에서 채취한 기십년 묵은 산삼주로 건배를 나누고 환영 오찬을 마감합니다.

오랜 역사의 향기가 진하게 밴 스페인 풍 빌딩의 그림자가 무척 길어진 시각에 도시 가장 번화한 거리 Florida 거리를 걸어봅니다. 온갖 재주를 지닌 거리의 예술가들과 퍼포머들이 벌이는 공연에 눈이 즐겁습니다. 작년인가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개혁을 통해 널뛰는 환율 현상을 잡아 공식 환전율과 암시장의 차이가 삼분의 일이라는 터무니 없었던 과거가 시정이 되어 거의 근접하게 만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좀 더 준다는 시장에서 환전을 했습니다. 트레킹 마치고 돌아오는 날 즐길 부에노스 최고의 탱고 공연 디너쇼도 미리 예약해놓았습니다. 부족한 잠과 거친 오후의 일기에 갈증을 풀어줄 양으로 아르헨티나에 오면 꼭 세가지는 먹어야 한다는 것 중의 하나인 아이스크림집을 찾기 위해 시선을 어지러이 휘돌렸지만 결국은 찾지못해 그냥 노천 카페에 앉았습니다. 시원한 생맥주 한 조끼씩 단숨에 들이키니 그제서야 해갈의 기쁨이 찾아옵니다. 어둠이 내려와 택시 3대 불러달라는 부탁을 했더니 영어를 못알아 들은 웨이트레스 아까씨 2천 짜리 대용량의 생맥을 세개 가져와버립니다. 본의 아니게 맥주로 배를 불렸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잠간 정비를 한 후 본부로 모였습니다. 저녁 겸 야식이 되어버린 멸치 다시물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삶은 국수와 김치 그리고 얌념장의 절묘한 조화. 이름하여 잔치국수로 고향의 입맛을 유지합니다. 새로 알게 된 길위의 동행들이 서로 자신을 소개하며 갖는 친교의 시간. 그리고 일정의 중요한 내용들을 브리핑하고 질의응답의 시간도 갖습니다. 여행은 잊고 살던 내 참 모습을 되찾아 보는 일. 같은 목적으로 다른 곳에서 온 나같은 사람들을 통해 나를 비추어 보기도 합니다. 참이슬. 오린. 시원. 지방 마다의 소주 이름입니다. 소주 한잔씩 꺽으며 마음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피츠로이 길. 칠레 파타고니아의 W 트랙 그리고 페루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피추로 가는 역사의 길 잉카 트레일로 먼저 보내면서 말입니다.

잿빛 도시의 아침을 깨우고 부산한 움직임으로 길 떠날 준비에 잡곡밥에 북어국으로 해장 겸 한술 뜨고 공항으로 갑니다. 파타고니아의 거점 엘 칼라파테로 날아가기 위함입니다. 3대의 대형 레미스 택시를 대절하여 이동하는데 12명의 트레커들이 이래저래 줄이고 줄여도 캠핑이 포함된 짐들이 한차씩 가득찹니다. 소주를 포함하여 한국에서 가져와 준 한식 먹거리만도 세가방을 채웠습니다. 공항 수속 다 마쳐놓고 대합실에 있는데 특별히 알림도 없이 45분 지연된 비행기. 할 말이 없습니다. 여유라고 융통성이라고 봐주는게 내 뒤통수 잡아당기지 않게 하는 유일한 대처법. 3시간을 비행해 칼라파테에 도착합니다. 내 이름 쓴 피켙을 들고 마중나온 전세 버스 기사의 안내와 운전으로 또 세시간을 달려 한낮의 열기가 식아가는 무렵에 머나먼 세로 토레. 피츠로이의 고장. 엘찰텐에 당도합니다. 고원 평야 팜파스를 배경으로 앤데스 산자락에 고즈넉하게 누운 소담스런 산촌 마을 엘 찰텐이 품을 벌려 우리를 반깁니다.

여장을 풀고 우선 내일 야영에 필요한 텐트며 연료 등 필요한 장비와 악세서리를 사고 대여하고 마실길을 나섭니다. 그런데 토요일이라 텐트의 대여가 용이치 않습니다. 그래도 일단 하나 플러스 하나이지만 준비해놓고 식료품 마트에 들러 먹거리 장도 보고 내 긴 그림자를 밟으며 숙소로 돌아와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특선 오늘의 요리를 또 하나 안데스 산자락에서만 재배된다는 말백 포도주와 함께 나눕니다. 모레는 비가 내릴것이라는 일기예보지만 내일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풍경화인 Los Tres 호수는 맑은 날씨 속에 볼수 있다는 다행스러움에 부푸는 기대 다독이며 애써 잠을 청해봅니다. 가슴까지 끌어올린 이불의 감촉이 더할 나위없이 아늑한 산촌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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