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지구의 반대편 남미 일주 트레킹. #14 - 이과수 폭포

정열의 땅 라틴 아메리카에서 신이 만든 가장 훌륭한 걸작품 이과수 폭포를 만나러 갑니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파라과이의 영토를 분할하는 국경의 이과수 강에 있는 폭포로 이 강을 따라 2.7km에 걸쳐 270여개의 폭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나라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사이드에서만 가능합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에 이어 미국.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폭포와 더불어 세계 3대 폭포로 일컬어지는 이과수는 최대 낙폭 82m인 것도 있으나 대부분은 64m 정도로 이 세상 추한 것들을 모두 삼켜버리려 하는 신의 목구멍(Devil's Throat)을 중심으로 수백 갈래의 물줄기들이 동시에 내리는 장엄하고 미려한 장관을 연출해내기 때문에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사실 이과수 폭포가 수량 면에서 다른 두 폭포에 밀릴수도 있지만 언제나 세계 최대 혹은 최고라는 극찬사의 수식어가 붙습니다. 그 이유는 장대한 규모도 규모지만 전혀 개발되지 않은 청정 자연 속에서 웅장한 태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에 주라기 시대로 되돌아 온듯한 원시의 감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84년 유네스코 선정 세계 자연 유산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우유니를 떠나는 시각 저녁 8시. 처음 우유니에 도착해서 벨보이로 착각할 정도로 그러나 그러기에는 넘 연세가 많으신 분 혼자 열심히 우리들의 여행 보따리를 옮겨주던 마침내 알고보니 호텔 사장님이신 그 분의 그 인심 후한 배려로 주방과 식당을 빌려서 오랜만에 한식으로 망중한을 즐깁니다. 우유니 때문에 생겨난 마을 우유니. 소금 호수 이외에는 볼것도 갈곳도 없는 고립무원이라 나른한 휴식만을 즐깁니다. 한식 너댓끼를 건너 뛰었더니 금단 현상마저 보이는 듯 해서 용기내어 주방 사용을 요청했더니 예기치 않게 허락하는 그 산골 인심. 시골 인심은 어느나라에서나 별반 다르지 않게 후합니다. 창문 활짝 열어놓고 된장찌개 구수하게 끓여내고 고슬고슬 이밥에 갈치 속젓 창란 젓 까지 동원된 황후의 수랏상. 모두들 게걸스럽게 잘 먹었습니다. 그런 후 수용소 같은 우유니 공항에 도착해서 머나먼 항공이 시작됩니다. 시간도 아낄겸 기내에서 자면서 라 파즈, 산타 크루즈를 경유해 부에노스 아이레스 찍고 이과수 폭포까지의 이동. 익일 11시 경에 이동을 마감하였습니다.

서둘러 호텔로 달려가 우선 로비 한모서리에 태산같이 짐들을 쌓아두고 한여름 옷차림으로 바꿔입고 폭포로 달려갑니다. 5분 대기조의 출동명령이 떨어진 상황과 흡사합니다. 정해진 오늘의 시간 만큼 우리는 이과수를 즐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공항에서 제법 영어를 구사하는 기사를 만나 그 후 일정이 대절 택시 사용으로 진행이 순조롭게 이어집니다. 공원을 들어서서 경내 유일한 뷔폐 식당으로 들어가 오찬을 즐기는데 기인긴 항공이동으로 지친 몸이라 메인 보다는 과일과 음료에 더 손이 가는 실정입니다. 얼마나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오길래 도우미들이 한국말 한마디 씩은 던지며 친근감을 보입니다. 에어컨이며 대형 팬을 돌리는데도 땀이 삐직삐직 솟습니다. 그렇습니다. 영점 저 아래의 기온을 보인 우유니 밤 호수의 기억이 바로 하루 전인데 이제 우리는 상하의 나라에 와있습니다. 이과수 지역은 적도로 한발 더 다가가 아열대 지역으로 분류되는데다 남반구라 계절이 반대인 이 곳은 일 년 중 6, 7월을 제외하고는 열 달 이상이 아주 덥습니다. 한낮의 열기가 넓은 창으로 전해오지만 무성한 열대림의 푸르럼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내 청량한 기운이 우리에게 뻗쳐오는 듯 합니다. 차갑게 저장해둔 아르헨티나 국민 맥주의 청량함이 기분좋게 온몸을 휘감아 돌때 아쉬움을 털고 본격 트레킹에 나섭니다.

오후 6시면 일찌감치 폐장하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지역으로 선정된 이과수 폭포. 그들의 낙천적인 여유로움이 얄밉도록 부럽습니다. 걸음의 축제를 열어가는 우리는 공원 내 4곳의 트레킹 코스를 즐길수 있는데 낮은 곳에서 폭포군을 쳐다볼 수 있는 Lower Circuit, 높은 위치에서 관망할 수 있는 Upper Circuit, 로어 서킷을 따라가서 페리를 타고 건너가 더욱 폭포 가까이에 다가가 웅장한 물내림을 느낄 수 있는 San Martin Island 그리고 악마의 목구멍 폭포 지점을 보러가는 길입니다. 이 모두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니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실정이라 페리를 타고 산 마틴 섬으로 건너가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로어 서킷 출발점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나 이 트레일은 오늘 폐쇄했다 합니다. 맹수 퓨마가 출현했다는 것입니다. 12명이 합세해서 때려잡고 저녁 바비큐 파티를 벌이자고 호기를 부려보지만 룰을 범할 수는 없는지라 아쉬운 발길을 어퍼 서킷으로 돌립니다. 먹을 거리를 달라며 귀찮을 정도로 다가드는 긴코 원숭이와 예쁜 꽃잎처럼 지천인 화려한 나비들의 환대를 받으며 밀림의 숲길을 걷습니다. 중간중간에 준설해놓은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폭포 품은 대자연의 수려한 풍광. 가슴이 시원하게 젖어오는 힐링의 기쁨이 가득합니다.

하늘은 푸르디 푸르고 인자한 햇살은 온누리에 가득합니다. 세계적 명승지에 날씨 마져 받쳐주니 우리네 걸음들이 마냥 가볍습니다. 꼬마 기차를 타고 무적소리 울리며 관광객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악마의 목구멍으로 다가갑니다. 침식 현상으로 형성된 거대한 U자 모양의 거의 85미터 높이의 큰 물기둥을 만나러 달려갑니다. 길게 이어놓은 다리를 걸어 폭포 깊숙이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부터 굉음이 전해오고 저 멀리서 물보라 하얗게 하늘로 치오릅니다. 다들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마침내 그 위에 섰습니다. 가장 먼저 뇌리에서 튀어나오는 연상은 배우 로버트 드 니로를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 준 롱랑 조페감독의 영화 미션입니다. 영화의 첫장면 부터 십자가에 매달린 선교사가 거대한 폭포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 배경이 바로 이곳입니다. 좀 더 깊이 시선을 꼽고 있자면 악과 선의 경계에서 갈등하던 드 니로의 복잡한 심정이 오묘한 표정연기로 승화되는데 인간사의 모든 선악이 저 구멍에서 들끓는 듯 합니다. 그리고 걸러지는 악과 남은 선한 것들만 평화로이 담담하게 세상으로 흘러갑니다. 혼줄 돌려잡고 주변을 휘 돌아보면 주 폭포 곁으로 풍경을 채워주는 새끼 폭포들이 한 폭 명화의 허전함을 빈틈없이 가득 채워줍니다. 신은 어떻게 저렇게 멋진 폭포를 만들어서 인간에게 선물로 주셨을까! 주실려면 값은 값에 대한민국 땅에 내려주시지..

본의 아니게 이른 시간에 숙소로 돌아와 묵은 때와 찌든 땀을 말끔히 씻어 내고 문명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이과수의 맛집. 아사도 전문 식당. 소가 사람 수보다 많다는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 뿐만 아니라 남미전역에서 아사도를 즐겨 구워먹지만 아무래도 원조국에서 먹는 맛은 뭔가 다릅니다. 육류를 별로 즐기지는 않지만 지역 특식으로 한번씩 즐길 만 하여 남미 방문시 빠지지 않고 즐기는 아르헨티나 대표 음식입니다. 아사도는 스페인어의 굽다는 의미의 Asar가 변형된 대명사로 생고기를 장작불 주변에 걸쳐놓고 왕소금만 뿌려가며 돌려구워 기름기를 쫘악 빼서 부위별로 잘라먹는 남미식 바베큐입니다. 청정 목초지에서 방목되어 자란 소와 양 그리고 낙타과의 과나코 이 세가지를 구워내는데 원주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것은 다름 아닌 과나코랍니다. 세가지와 함께 내장과 소세지 까지 더한 모든 구이를 한상 푸지게 펼쳐 놓고 아르헨티나 대표 와인 말백을 바쁘게 시키며 하루의 노고를 달래봅니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 가까울수록 정도 더 깊어져 함께 하는 시간들이 참 그윽합니다. 권하는 잔마다 기쁨이 넘치고 박장대소 호탕함에 여행의 재미가 가득합니다. 취기어린 몸들을 이끌고 숙소로 걸어서 돌아가는 어스름 달밤. 저도 살짝 부끄러운지 휘영청 둥근 달이 구름 뒤로 숨어 버린답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미주트래킹을 참조하세요

머나먼 지구의 반대편 남미 일주 트레킹. #14 - 이과수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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