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10대 캐년 트레킹.#5 자이언 네로우스 트레일

자이언 인근의 가장 큰 읍촌에서 2차 서부 10대 캐년 종주팀들과 함께 찬연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오늘은 1차팀 때와는 달리 최근에 비가 오지 않아 수량이 무척 줄었고 무더울 만큼 화창하고도 맑은 날씨를 선사합니다. 동녘에서 힘차게 차오르는 태양은 자이언의 거대 직벽을 비추며 장엄한 광경을 연출합니다. 캐년 정크션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시닉드라이브의 종점인 Temple of Siwanava에 내려 0.5마일을 걸어 Narrows 트레일이 시작되는 캐년 어귀에 다달았습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무장을 단단히 한채 저마다의 다양한 복색의 수많은 인파들로 입구는 상당히 붐비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유구한 세월동안 버진강의 흐름에 깎고깎여 이루어진 협곡을 따 강을 거슬러 오르는 캐녀니어링의 형태를 가미한 묘하고도 생경한 길입니다. 우리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저마다의 다짐을 마음속으로 하며 장도에 나섰습니다. 원래 대부분의 종주자들이 걷는 이 네로우스 트레일은 Virgin강의 상류에 해당하는 Chamberlane's Ranch에서 시작하여 물길따라 내려오는 길을 택하여 17마일의 황금같은 주변 경관을 즐기며 중간지점에 두 군데 조성된 캠프장에서 하루 야영을 하면서 종주하는 것인데 오늘 우리는 체험형 트레킹으로 물쌀을 차고 올라 역류하여 Deep Creek 지점까지 진군했다 되돌아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네로우스 트레일은 버진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양편으로 나뉘어진 바위로 이루어진 협곡을 걸으며 세찬 물길도 건너고 목에까지 차는 웅덩이도 건너야 하며 자갈밭도 걷고 숲길도 걸으며 한모퉁이 한모퉁이를 돌때마다 펼쳐지는 명경을 감상하는 특이한 트레일로 전세계 트레커들이 열손가락안에 들게 추천한 아름다운 길입니다. 새로운 도전에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길을 재촉하면서 캐년의 초입에서 근엄한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냇길을 따라 힘차게 걸어갑니다. 맑은 물을 차고 트레킹이 시작됩니다.

고고한 선사시대 인류가 이땅에 뿌리를 내리기 훨씬 이전부터 거대 암벽들이 물길에 깍이고 깍여 형성된 협곡은 거대 바위들이 하늘이 가리워질 정도로 시공을 덮고 있었고 켜켜이 쌓인 세월의 흔적으로 이끼낀 통벽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짙은 황색의 직벽에는 물과 바람과 눈 그리고 모든 자연의 충돌을 버티어온 상흔이 검은 멍으로 남아 아로새겨져 있고 그래도 그 틈바구니에서 모진 생명을 키워온 수목들이 차라리 청초한 색을 발하며 흩어져 있습니다. 인색하게 비끼는 햇살을 받으며 자라는 야생화는 수묵화에 마지막 찍는 방점처럼 단연 돋보이는 존재입니다. 곳곳에 물에 떠내려오다 여울목에 걸쳐진 거대한 고사목의 잔해들이 곳곳에 널부러져 있고 얼마나 많은 세월을 누르고 살아왔는지 모를 두터운 이끼들이 바위에 가득 퍼져있어 협곡안은 태초의 원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시선을 던지는 곳마다 빼어나게 수려한 풍광이라 굳이 배경을 선택할 필요 없이 피사체인 사람만 조준하면 자연 하나의 작품이 되어버리는 곳입니다. 때로는 거친 물쌀을 이기며 걷고 때로는 깊은 수심에 가슴조리며 긴장하고 때로는 높은 바위를 기어 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고사목을 타고 물을 건너기도 하는 참으로 묘하고도 생소한 즐거움입니다.

결국은 한 일행이 발을 헛디디고 물쌀에 휩쓸려 버립니다. 그런 그럴 잡아주려다가 함께 물귀신이 되어버리니 걱정보다 웃음이 먼저 터져버립니다. 이왕에 버린 몸. 물싸움도 해보며 함께 행복해하며 만들어내는 그 맑은 우리들의 웃음소리가 협곡을 울리며 길게 메아리되어 울리는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이순간. 자이언의 협곡에는 보물을 찾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가 되어 우리의 동심이 무르익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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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 10대 캐년 트레킹.#5 자이언 네로우스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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