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베어 마운틴과 모홍크 산장호수 산행후기 #2

하루 밤을 낯선 어느 시골에서 유하고 모홍크 산장으로 향했습니다. 일인당 25불씩 부과하는 입장료에 분기탱천한 한 부부의 완강한 거부를 저지할 수 없어 따로 주차장에 버려두고 나머지 일행들은 셔털 버스를 기다리면서 대동강물을 팔아먹던 봉이 김선달과 비교하며 성토와 불평의 소리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제자리 가만있던 호수하나 발견하여 이리도 많은 금액의 입장료를 징수한다고 푸념들이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불평도 잠시 후엔 쑥 들어 가버리고 그 만큼 받을 만 하다는 긍정으로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있는 그대로 두고서라도 부과하는 금액이 많지 않은데 공들여 지어놓은 그 호수와 더불어 처연하게 서있는 아름다운 목조 건물의 위용이 너무도 압권이어서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는 최후 결론을 내리고 맙니다. 바람에 흩어진 낙엽들이 가을 색에 짙게 물들은 호수위로 떨어지고 그 창연한 산장과 대비한 비경은 잠시 숨을 멈추게 하는 절경중의 절경이었습니다.
잉크빛 짙은 가을 하늘에 우뚝 솟은 산장의 뽀쪽 지붕들은 문득 우리들로 하여금 타국에 와있는 이방인의 심정을 갖게 했고 그리하여 함께 한 동료들이 더욱 애달도록 사랑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어서 모두들 팔장들을 꼭 끼고서 사진들을 찍어댑니다. 모홍크의 단풍은 그 수종들이 우리 한국의 그것모양 붉게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강렬한 색채를 발하는 잎새들이 그래서 이 산장의 풍광을 기가 막히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호수를 돌아 한바퀴 도는 길에는 코스모스들이 해맑은 얼굴로 반기고 있었습니다.

호수 주변으로는 수많은 산행로들이 개척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스카이 탑 전망대를 오르기로 하고 따로 암벽을 타고 오르는 스프링 패스를 택했습니다. 바위틈을 기어가고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산행로는 그런대로 올드랙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도록 재미있게 개발되어 있었습니다. 제법 근력운동도 필요로 하는 이 길은 등산객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안성마춤이라 여겨졌습니다. 3,40분을 넘게 엎드려 기고 오르고 하니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고 등줄기에도 한줄기 고여 후줄근하게 흐르는 듯 했습니다.

이 산행로는 스카이 탑 패스와 연결되어 있어 있는데 가늘 길마다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표현하기 위해 목조 휴식처를 수없이 건설해두었습니다. 인공의 꼼수 없이 자연목을 그대로 사용해 버팀목을 만들고 난간을 만들고 지붕을 만들어 모든 호수와 산장의 구조물들이 조금도 어색함이 없이 완벽한 자연미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1542피트의 정상을 오르니 그야말로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한폭의 그림은 어느 빼어난 화가라도 그려내지 못할 오직 신만이 그려낼 수 있는 작품이라 경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유럽풍과 일본풍을 섞어 놓은 듯한 건축양식, 빨간 뾰쪽지붕은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대비색을 표현하고 코발트색 맑은 호수와 짙은 회색빛 절벽과 타는 단풍이 어우러져 몰래 천상의 비경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산장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은 우리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데 어느새 햇살은 서녘으로 비끼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여장을 챙겨 하산하는데 이처럼 수려한 가을풍경의 백미를 보지 않고 갔었더라면 얼마나 통탄할 일이었던가 하면서 모두는 이런 기회를 갖게 됨에 대한 만족감에 서로를 격려하며 산장을 나왔습니다. 어둠을 다시 헤치며 귀환하는 길에서도 베어 마운틴의 억새며 계곡이며 강물이며 모홍크 산장의 호수며 절벽이며 나무 쉼터들이 뇌리에서 벗어날 줄 모르고 그 식지않는 감흥에 쉽게 잠이 들지 못했습니다.

내년 이맘때이면 다시 저리도 아름다운 모습을 다른 우리 동료들에게 보여줘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데 백미러로 비쳐지는 모든 일행들마저도 행복한 웃음을 입가에 흘리며 상념에 잠겨들 있었습니다. 그들도 나처럼 이 행복한 연상에 즐거워하리라 여기며.. 조용한 소음을 내며 달리는 우리의 애마는 남쪽으로 남쪽으로 다시 단풍을 맞으러 열심히 달리고 저만치 서녘 하늘에는 초승달이 외롭게 옅은 미소를 띠운 채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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