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여행자의 안식처, 핫 스프링스 노천 온천
— 11/27/17
자지러질 듯 지저귀는 산새들의 노래 소리에 단잠에서 깨어나 노천 온천으로 이름난 노스캐롤라이나 핫 스프링스의 아늑한 아침을 맞이합니다. 강물위로 자욱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가려진 에팔레치안 산군을 올려다보며 수맥이 흐르는지 온 동네가 물기로 촉촉이 젖어 군데군데 밀집해 자라난 울창한 밀림 같은 수목들을 보면서 누군가 흡사 하와이에서 맞이하던 아침과 같다고 비유해서 감탄을 합니다.
일정에 쫓기어 늘 늦은 시간에 산장에 드니 그 좋은 온천욕도 한번 못하고 급기야는 벼르고 벼른 온천욕을 아침나절에 하게 되었습니다. 강물 하나 유장하게 마을을 자르며 흐르고 그 주변으로 솟아오른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훤하게 트인 하늘을 바라보니 그간 생겨난 여독도 온천수에 녹아들면서 마음도 함께 푸근한 휴식을 갖습니다.
유황내음이 물씬 풍기는 온천수로 멱을 감으며 유유히 흐르는 강물 너머로 펼쳐진 아팔레치안 산군의 웅비를 감상하면서 지긋하게 눈을 감고 나른한 나락으로 떨어지며 잠시 번다한 세속의 잡념을 잊고 무아경으로 들어갑니다. 분주하고 기나긴 여정에서 취하는 이런 달콤한 휴식은 재충전된 동력으로 다음 여정을 새롭게 시작하게 만들어 주는 활력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