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의 날' 제정 앞장 민병수 변호사 별세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연방 정부가 매년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로 제정하는데 앞장선 민병수 변호사가 지난 1일(현지시간) 향년 90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동포 신문과 방송들이 5일 전했다.

1월13일은 1903년 한인 102명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한 날을 뜻한다. 2003년 LA시와 카운티, 이듬해 캘리포니아주, 2005년 연방 정부가 잇따라 이 날을 '미주한인의 날'로 제정했다.

지병으로 별세한 고인은 미주한인재단 회장을 맡아 미주 한인의 날 제정에 앞장섰고, 결의안을 직접 작성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의회와 LA시, LA카운티 의회에서 이 결의안이 낭독되고 있다.

고인은 이민 선조들의 이름을 딴 3개의 공립학교 탄생에도 역할을 했다. 옥스퍼드와 2가에 신축된 '찰스 H. 김 초등학교', 윌셔와 샤토가에 세워진 '김영옥 중학교', 버몬트와 버질 애비뉴에 세운 '닥터 새미리 매그닛 초등학교' 등이다.

찰스 H. 김 초등학교는 독립운동가 김호(1884-1968.본명 김정진,미국명 찰스 호 김) 선생의 이름을 땄고, 김영옥 중학교는 세계 2차대전과 한국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전쟁 영웅 김영옥 대령의 이름을 붙였다.

새미리 매그닛 초등학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의사인 새미 리 박사의 이름이 들어갔다.

고인은 한국인의 이름이 들어간 공립학교를 미국에 만든다는 것은 80∼100년간 한국과 한국인을 알리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민 변호사는 우리나라 초대 교통부 장관이며 LA 초대 총영사였던 민희식(1895~1980년) 선생의 3남 2녀 중 차남이다. 중3 때인 1948년 미국에 이민해 글렌데일 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1975년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한인으로는 3번째 변호사가 됐다.

한미변호사협회(KABA)를 창설해 회장을 맡은 그는 LA폭동이 발생한 1992년 말 KABA 산하에 한인법률권익재단을 만든 후 피해 업주들을 대리해 집단 소송을 제기했고, LA시가 피해업소당 2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지급하도록 이끌어냈다.

이후 한인청소년센터(KYCC) 이사, 한미연합회(KAC) 이사장, 한인장학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한인 이민사 보존과 발굴, 후세들에게 역사를 심어주기 위해 앞장섰고, 한인사회의 권익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민주당 대통령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안구 암으로 한쪽 눈을 적출한 후에도 한인들을 위해 무료 법률상담 세미나를 펼치는 등 한인 커뮤니티에 애정을 쏟았던 그를 한인사회에서는 '한인사회 민권운동의 대부', '맏형'이라고 불렀다.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 및 공로상을 비롯해 재미동포 첫 대한민국 법률대상, 세계한인검사협회 주최 평생공로상,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 주최 개척자상 등을 수상했다.

LA 한인회는 "민병수 변호사는 봉사가 무엇인지 몸소 후손들에게 가르쳐 준 우리시대 큰 스승이셨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인물

제목 등록 조회 일자
"문턱 낮은 재외동포청 만들겠다" 초대 동포청장 이기철 글로벌한인 1421 06/06/23
미국 12세 소년 커뮤니티 칼리지 최연소 졸업 글로벌한인 1276 05/31/23
'유관순 알림이' 80대 미화가 LA서 그림 전시회…"작품 한인들에 기증할 것" 글로벌한인 1316 05/29/23
천명관 작가, LA·댈러스서 '고래' 독자 만난다 글로벌한인 1021 05/29/23
최초의 순직 소방관 78년 만에 현충원에 잠든다 글로벌한인 1113 05/25/23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 회장에 이경철 수석부회장 글로벌한인 1235 05/24/23
스미스소니언재단 참여해 '태권도 대부' 이준구 기념사업회 출범 글로벌한인 935 05/23/23
'전쟁 영웅' 김영옥 대령, 美육군 교육기관 명예의전당 헌액 글로벌한인 1131 05/22/23
캐나다인 2천명과 한글 설치미술 만드는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 글로벌한인 1092 05/22/23
캐나다 온타리오주 고법 판사에 한인 신시은 변호사 글로벌한인 925 05/18/23
미국 청소년 드라마 주연 발탁된 캐나다 한인 고교생 노수미 양 글로벌한인 1543 05/10/23
미국 유력 일간지 재야 한인미술가 조명...'킴스코너푸드' 점주 토머스 공의 삶·창작 소개 글로벌한인 923 05/05/23
재미동포 안나 김 작가, '단비가 가장 좋아하는 날' 동화책 출간 글로벌한인 2368 05/05/23
국가보훈처, 카폰 신부 '5월 전쟁영웅'...포로수용소에서 인류애와 신앙 실천 글로벌한인 1619 05/01/23
한국 김으로 日 시장 공략하는 신상윤 대표 글로벌한인 1779 04/2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