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직 페스티벌 10주년 바비칸센터 공연...정재일 런던심포니 협연에 전원 기립

정재일의 피아노, 국악,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뒤섞여 휘몰아치다가 멈추자 영국 관객들이 다들 벌떡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연주자 겸 작곡가 정재일은 1일(현지시간)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개최된 주영한국문화원 K-뮤직 페스티벌 10주년 개막 공연에서 런던심포니와 협연을 펼쳤다.

정재일은 자신이 음악감독을 맡은 영화 '기생충'과 '브로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음악을 런던심포니와 함께 연주했다. 기타를 둘러맨 채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사운드 믹서도 직접 조작했다.

이날 공연에선 연말에 세계적 음악 레이블 데카를 통해 발매할 자신의 첫 앨범에 수록되는 곡들도 소개했다.

이 중에 9월 29일에 공개된 디지털 싱글 국악곡 '어 프레이어'(A Prayer)가 이날 공연 마지막을 장식했다.

소리꾼과 장구, 꽹과리가 런던심포니, 정재일의 피아노와 함께 만들어낸 음악이 끝나자 1층부터 3층까지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손뼉을 쳤다.

바비칸센터에서 국악이 울린 건 K-뮤직 페스티벌 첫 해 이후 10년 만이다.

정재일은 공연 후 연합뉴스와 만나 "바비칸센터에서 런던심포니와 함께 한국 전통음악을 선보여서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사우스뱅크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는 "26년 음악 인생에 이렇게 긴장하면서 준비를 많이 한 공연은 처음이다. 리허설 때 처음엔 악보를 넘기는 손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라며 "런던심포니 협연인 데다가, 여기선 내가 무명에 가까우니까"라고 말했다.

정재일은 데카와 계약을 맺으며 이제 자신의 음악만으로 평가받는 자리에 서게 됐다.

그는 "클라이언트를 위한 음악을 오래 하다가 이번엔 가슴에서 나오는 대로 만들었다"며 "그동안 한국 전통 음악에 기반한 음악을 계속해왔는데, 그것을 정재일의 이름으로 내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재일 음악으로 공연은 해외에서 처음이고 서울에서도 한 번 했을 뿐이라고 했다.

런던심포니와의 작업은 처음이 아니다. 내년 개봉 예정인 봉준호 감독의 공상과학(SF) 신작 '미키 17'의 음악을 지난 여름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함께 녹음했다.

그는 "내가 쓴 음악을 런던심포니가 연주하는 게 좋았을 뿐 아니라 그들의 연주와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소리가 영화를 살아있게 만드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비틀스가 애비로드 앨범을 녹음한 곳으로 유명하다.

봉 감독 신작 작업에 관해선 "봉준호의 SF라서 굉장히 이상한 지점이 있다 보니 그에 맞춰가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어떤 일을 하든 능숙하지 않아서 헛발질을 많이 한다"고 했다.

진작에 '천재 소년'이라고 불린 그이지만, 인터뷰 중엔 자신에 관해 느리다거나 헤맨다는 표현을 많이 썼다. 봉 감독이 승인하기까지 되풀이해서 음악을 다시 만든 이야기도 여러 차례 했다.

그는 "좀 어눌하고, 쫄보'(겁쟁이)라서 새로운 장르나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소통할까에 관해 고민하고 늦게 알아차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도 음악을 잘하지 않았는데 운 좋게 기회들이 주어졌다"며 "평생을 바친 음악이 아니라면 특별한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운과 아주 사소한 독특함이 운명을 확 가르는 것이 인상 깊다"고 몸을 낮췄다.

정재일은 "지향점은 아름다운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세포를 끝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좋은 시민으로 사는 것"이라며 "필생의 역작을 쓰겠다는 욕망은 없는 편이고, 그때그때 성실하게 욕을 안 먹는 선에서 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영화협회(BFI)가 주영한국문화원과 개최한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 음악 지망생들에게 조언해달라는 부탁을 받고선 "굉장히 끈질기고 즐겁게 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심사숙고하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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