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클래식이란 말, 이제 그만!"...'콩쿠르 선후배' 황수미·김태한 인터뷰

"저는 사실 모든 것에 '케이'(K)를 붙이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요"

소프라노 황수미는 28일(현지시간) 콩쿠르 우승자가 배출될 때마다 등장하는 'K-클래식'이라는 표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황수미는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연주자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는 조수미 선생님, 홍혜경 선생님, 염광철 선생님 등 많은 선배님이 어렵게 길을 닦아 놓으셨기에 저희가 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지 최근에 갑작스레 생긴 '반짝 현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그는 "저도 그 길을 걸었고, 이제는 (김)태한 씨가 그걸 이어받아 K-클래식이라는 단어를 뛰어넘어서 한국이 그저 클래식을 정말 잘하고, 클래식이란 장르를 사랑하는 나라로 인식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함께 있던 김태한 역시 동의한다며 끄덕였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유럽연합(EU) 수교 60주년 계기로 열린 초청 음악회 무대에 오른 황수미·김태한은 '콩쿠르 우승 선후배'이다.

2014년 황수미가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우승자로 이름을 알렸고, 9년 만인 올해 김태한이 그 뒤를 이었다.

이전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한 무대에 오른 적이 없었기에, 이날 진행된 연합뉴스와 동반 인터뷰도 처음이라고 했다.

황수미는 콩쿠르 우승 이후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현재까지 유럽 각지에서 솔리스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희대 성악과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황수미를 인터뷰 내내 '선생님'이라고 칭한 김태한은 "예전부터 선생님의 팬이어서 음반도 소장하고 있다"면서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같이 설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영광이고, 그게 (우승한) 벨기에라는 것도 특별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은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에 가려진 나름의 '고충'도 내비쳤다.

김태한은 "우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재는 미리 계획됐던 공연들이 아직 많지만, 앞으로 걱정은 예정된 연주가 끝나고 난 뒤 어떤 식으로 계속 (무대를) 이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황수미도 "저는 사실 당시 우승의 기쁨보다는, 그걸 감당할 수 있을지 겁이 나서 좀 더 능동적으로 활동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10년 뒤에도 '건강한' 소리로 관객들 앞에서 계속 노래하고 싶은 것이 저의 소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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