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첫 참여한 나토 사이버훈련서 최단시간 방어 성공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탈린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이버방위센터(CCDCOE).

평범한 공공기관처럼 보이는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소형 전산장치 수십 개가 장착된 지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세계 최대 규모의 나토 연례 사이버방어 연합훈련인 '사이버 코얼리션(Cyber Coalition) 2023' 현장이다.

나토는 이 곳에 한국, 일본, 미국, 우크라이나 등 주요 참가국을 대표하는 언론사 7곳을 현장에 초청했다.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이 훈련에 초청된 연합뉴스는 직접 훈련 실황을 취재할 수 있었다.

전산장치가 부착된 이 지도엔 '가상의 나토 회원국'의 병원, 교량, 항구, 발전소 등 주요 기반 시설 35곳이 표기돼 있었다.

전산망 교란부터 전력공급 차단 등 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거의 모든 종류의 기반 시설이 다 포함됐다.

훈련 중 특정 시설이 해킹 공격을 받게 되면 도면상 해당 시설을 상징하는 소형 장비가 '셧다운'된다.

35개 참가국은 이번 훈련 기간 각자 기반 시설 하나씩을 맡아 대항군의 불시·수시 사이버 공격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았다.

해킹 공격이 감지되면 즉시 탈린에 파견된 참가국 대표단이 원격으로 연결된 본국 전문요원들과 실시간 교신, 사이버 공격을 당한 전력시스템의 침해 로그를 조사·분석해 연합군 지휘부에 전달함으로써 지휘결심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이뤄졌다.

국경을 초월해 발생하는 사이버전의 특성을 훈련에 고스란히 반영한 셈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공개된 훈련본부 내 작전공조 상황실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상황실은 각 참가국 대표단이 모여 실제 작전을 수행하는 곳으로 훈련 중엔 관계자 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다. 허가받은 취재진이었지만 해킹을 이유로 몇 번이나 소지한 스마트 기기가 없다는 확인을 받고 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상황실은 언뜻 보기엔 PC만 진열돼 있어 통상적인 군 훈련장과는 상당히 다른 풍경이었지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PC 한 대로 한 나라의 전력망을 마비시켜 막대한 피해를 입히려는 적의 쉴새없는 공격을 실시간으로 방어하는 전장이나 다름없었다.

올해 훈련에 처음 참여한 한국군은 '로즈 브릿지'(Rose bridge)로 명명된 가상의 핵심 교량 방어를 담당했다.

에스토니아에서 7천㎞ 떨어진 한국 본부에 있는 사이버작전사령부 요원들은 공격 인지 9분 만에 복구에 성공했다. 35개 참가국 중 최단 기록이다.

사전에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찾아내 원천 차단하는 임무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한국 측이 사이버 공격 로그를 상세히 조사해 작성한 일종의 '사후 보고서'를 다른 참가국들이 앞다퉈 공유해달라고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훈련에 참여한 사이버사 훈련계획담당 백송 소령은 "지난해엔 우리나라가 옵서버국(참관국)으로 참관만 했기 때문에 이곳(탈린)에 마련된 작전공조실에는 아예 접근할 수 없었다"며 "올해부터는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 체계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까지는 사이버방어 훈련이 국내에서는 한정적으로 진행된 측면이 있었다"며 "최근 들어 다양한 연합작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에 강한 한국군과 연합훈련 등 협력 강화를 희망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사이버사령부는 이번 나토 연합훈련에 앞서 지난해 미 사이버사령부 주관 다국적 사이버훈련인 '사이버 플래그'(Cyber Flag)에 처음 참가했으며 네덜란드 '사이버넷'(CyberNet)에도 참여 중이다.

아울러 올해 한국 국방부 주관으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와 연계해 실시되는 사이버안보분과 국제 사이버 훈련인 '사이트렉스'(CYTREX)가 처음 실시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나토 사이버 코얼리션(Cyber Coalition)은 사이버공격에 대비한 방어전략·전술 숙달과 함께 참여국 간 전문 기술·정보 공유 활성화와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버 분야 연합 훈련이다.

한국은 2020년 나토 측으로부터 참가 제안을 먼저 받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성사되지 못하다가 지난해 훈련에 옵서버국으로 참여했다.

이후 1년 만인 올해 비로소 파트너국 자격으로 정식 참가했고, 향후 정례적으로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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