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보당국, 내년 북한 도발 예의주시

군과 정보 당국이 새해 북한의 여러 유형의 도발 가능성을 잇달아 경고해 주목된다. 북한이 유리한 정세 국면 조성을 노리거나 한국 총선(4월) 및 미국 대선(11월) 등 주요 정치 일정을 겨냥해 혼란을 야기하고, 자체 핵무력 강화 등의 여러 의도로 각종 전술·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과 정보 당국이 자체 또는 한미 연합자산 등으로 수집한 대북 첩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면서 북한 도발 '경고등'을 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민감한 첩보까지 공개하는 것은 마치 '너희가 무슨 짓을 꾸미는지 우리는 다 안다'는 식의 압박 전술로도 보인다.

군은 북한이 감행할 수 있는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응 방안을 재점검하는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우선 과거 사례와 현재 계속 수집되는 첩보 등을 고려할 때 4월 총선 전후로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각종 도발 시나리오를 올려놓고 작전·전략·전술적 측면에서 대응 방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 가운데 전술핵탄두 또는 초대형 핵탄두 폭발 시험 가능성을 군과 정보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중 핵실험이 진행되지 않은 3, 4번 갱도에서는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졌다는 게 군의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화산-31'로 명명한 전술핵탄두 실물을 공개했다. 화산-31은 600㎜ 초대형방사포(KN-25), 무인수중공격정 해일, 화살-1,2 순항미사일, KN-24(에이태큼스),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10종 이상의 무기에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북한은 선전했다.

직경 40∼50㎝에, 위력은 10kt(킬로톤·1kt는 TNT 1천t 폭발력) 안팎으로 추정되는 화산-31은 투발 수단의 탄두부에 끼워 넣도록 표준화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무기로서 신뢰성이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술핵탄두를 투발 수단에 탑재하고자 양산에 들어가려면 무기체계로서의 신뢰성이 검증돼야 하는데 북한이 이를 목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아울러 김정은이 2021년 1월 제시한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하나인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위한 핵실험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200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여섯차례 핵실험을 했는데 3~6차까지는 김정은 집권기에 이뤄졌다. 폭발 위력도 6~7kt(3차), 6kt(4차), 10kt(5차), 50kt(6차) 등으로 점점 세졌다. 만약 초대형 핵탄두 폭발시험을 한다면 위력은 6차 때의 2~3배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LA급(수중배수량 6천900t급) 잠수함에 탑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150kt 위력의 W80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가 실전 배치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불라바'는 개별 조정이 가능한 핵탄두를 최대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데 각 탄두의 위력은 150kt에 달한다. 이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의 12.5배다.

이와 관련,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신형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 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도 계속해서 그런 징후를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찰·감시 자산으로 포착된 대북 첩보 사항까지 흘리면서 북한의 전략 도발 가능성을 경계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미국을 향한 레버리지(협상력)를 높이고 2025년을 대비하기 위한 밑자락 깔기" 차원에서 7차 핵실험과 같은 전략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액체와 고체연료 등 다종의 ICBM으로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할 것으로 에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다 한국 사회에 혼란을 야기하고 국론 분열을 노리는 저강도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전산망 등 공공 인프라 시스템의 '먹통'을 노린 사이버 공격, 가짜뉴스 유포, 무인기 침범 등도 저강도 도발 시나리오다. 특히 도발 원점을 즉각 파악하기 쉽지 않은 유형의 도발 가능성도 군은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피격 때도 한참 지나서야 북한 정찰총국(당시 김영철 총국장) 소속 연어급(130t급) 잠수정의 소행으로 결론 낸 바 있다. 이런 북한의 수중 공격 유형도 군의 시나리오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김영철이 지난 6월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등을 지휘한 리영길과 박정천이 8월 각각 총참모장과 군정지도부장으로 기용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이 지난 18일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후 측근들에게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거의 특수정보(SI·Special Intelligence) 수준의 대북 첩보까지 공개한 것은 북한의 도발 유형이 예측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우려와 경계심 차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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