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리어' 정영두 연출,'오페라 우수 성취' 부문 후보 3명에 포함
03/10/25창극 '리어'의 정영두 연출이 영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로런스 올리비에 상 후보에 올랐다.
8일(현지시간) 주영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정 연출은 런던 바비칸센터 무대에 올린 '리어' 연출로 '로런스 올리비에상 2025'의 '오페라 우수 성취'(Outstanding Achievement in Opera)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극단 전체 또는 연출, 지휘자, 가수, 배우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올해는 '카르멘'(로열오페라하우스)의 주연을 맡은 러시아 출신 성악가 아이굴 아크메트시나와 '페스텐'(로열오페라하우스) 주연을 맡은 영국 성악가 앨런 클레이튼이 후보에 올라 정 연출과 경쟁한다.
영국 연극·뮤지컬 본고장 웨스트엔드를 대표하는 상인 올리비에상은 런던연극협회(SOLT)가 1976년부터 수여해온 상으로 미국 토니상이나 프랑스 몰리에르상에 비견된다.
런던에서 상연된 공연에 시상하는 상인 만큼 한국과는 큰 인연이 없었다. 2013년 배우 윤석화가 제작에 참여한 '톱 햇'이 '최우수 신작 뮤지컬'을 받은 바 있다.
연극과 뮤지컬, 댄스 등에 수여되는 올리비에상 여러 부문 중 오페라에 수여되는 것은 정 연출이 후보에 오른 '오페라 우수 성취' 부문과 '최우수 신작 오페라' 부문 등 2개다.
정 연출은 한국의 창극으로 영국 권위의 시상식에서 후보로 올랐다는 의미가 있다.
국립창극단 창극 '리어'는 영국이 자랑하는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한국의 소리로 새롭게 풀어낸 작품으로, 지난해 10월 주영한국문화원의 'K-뮤직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바비칸센터 무대에 올랐다.
당시 정 연출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창극을 위해 100년간 애써온 선배들의 성과가 우리나라 안에서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만날 기회가 있다는 건 기쁜 일"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창극 '리어'는 극작가 배삼식이 쓰고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가 주연을 맡았다. 늙은 왕 리어와 세 딸을 통해 욕망과 질투, 배신, 고통, 광란 등 인간의 깊은 내면세계를 다룬 원작을 충실하게 담으면서도 무대 연출과 소리로 창극 고유의 맛을 살렸다.
선승혜 문화원장은 "셰익스피어 본고장인 영국의 최대 공연 예술기관 바비칸센터 무대에 올라 한국의 창극을 알린 의미 있는 작품"이라며 "후보로 오른 것을 축하하고 수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