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 광합성 방해해 기후위기와 비슷한 정도로 농작물 손실에 영향"
03/12/25 미세 플라스틱이 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해 식량 공급의 현저한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난징대학교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기존 연구 157건에서 확보한 3천건의 관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저널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렸다.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해 밀과 쌀, 옥수수 등 전 세계의 주요 작물 4∼14%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흘러 들어가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대기 오염 물질 상태로 존재하며 식물의 잎에 도달하는 햇빛을 차단하거나 식물이 자라는 토양을 오염시키는 등 여러 방식으로 식물에 해를 입힐 수 있다. 식물이 흡수한 미세 플라스틱은 영양분과 수분 통로를 막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불안정 분자를 유발하며, 독성 화학 물질을 방출해 광합성 색소인 엽록소 수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육상 식물의 광합성 감소는 약 12%, 해조류의 경우 약 7%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근거로 계산한 결과 아시아에서만 연간 5천400만톤(t)에서 1억7천700만t의 농작물 손실이 발생하고, 바다에서는 어류와 해산물 손실이 연간 100만t에서 2천400만t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이같은 연간 농작물 손실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기후 위기로 인한 농작물 손실분과 맞먹는 규모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세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식량 불안이 심화하면서 기아 위기를 겪는 인구가 향후 20년 동안 4억명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2년 기준으로 기아 영향을 받은 사람 수는 약 7억명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비닐봉지, 물병처럼 일상에서 흔히 소비하는 플라스틱 도구에서 떨어져나온 작은 입자로 음식, 물,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간다. 이미 인체의 혈액과 뇌, 모유, 태반, 골수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가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연구 결과를 확증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료와 더 면밀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