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재정비리로 1심서 유죄 판결 받은 이탈리아 추기경 결국 콘클라베 불참 선언

교황청 재정 비리에 연루돼 재판받는 조반니 안젤로 베추(76·이탈리아) 추기경이 결국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베추 추기경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언제나 그래왔듯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며 "교회의 선익을 고려해 콘클라베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하지만 내 무죄에 대한 확신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다음 날인 지난 22일 이탈리아 기자들과 만나 "콘클라베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당시 그는 "나를 콘클라베에서 배제하라고 (교황이) 명시적으로 의지를 밝힌 적도 없고 (콘클라베에 참가할 권리를) 명시적으로 포기하는 문서를 작성하라는 요청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가 교황청 재정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에서 과연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베추 추기경은 2023년 영국 런던의 고급 부동산 매매 비리 사건에 연루돼 바티칸 법원에서 징역 5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거액의 손실을 초래한 교황청의 부동산 투자에 관여하고 성금을 전용·낭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베추 추기경은 2011∼2018년 교황청 국무원 국무장관, 2018∼2020년 시성성 장관을 지내는 등 교황청의 실세 중의 실세로 꼽혔다.

그는 1심 유죄 판결 이후 추기경 지위는 유지하되 추기경의 권한과 특권은 박탈된 상태다. 이에 따라 교황청에서 발표한 콘클라베에 참여할 자격을 갖춘 추기경 명단에는 그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베추 추기경이 추기경 직책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콘클라베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처럼 베추 추기경의 콘클라베 자격에 대해 해석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베추 추기경이 자진해서 불참을 선언했고, 교황청도 그의 자격 문제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불참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번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가톨릭교회의 새 수장을 뽑는 콘클라베는 오는 5월 7일 시작된다. 원래 전 세계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2명이 불참하게 되면서 선거에 참여하는 추기경 수는 133명으로 줄었다.

콘클라베에서는 3분의 2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를 반복한다. 14억 명의 신도를 이끌 가톨릭교회의 차기 지도자가 결정되면 시스티나 성당 굴뚝으로 흰 연기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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