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국가대표를 포기하고 미국에서 변호사로 성공한 장희진씨

운동인의 요람인 태릉 선수촌을 거부하고 미국으로 건너와 변호사로 성공한 한인이 있다.


지금 사회적 분위기가 강압적이고 폭압적인 체육계 문화에 대한 성토가 이루어져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19년전 이미 합숙으로 인해 선수들 개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건 물론이고, 운동 이외에는 모든걸 포기해야하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드는 관행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고 제명당한 선수가 있다.


전 수영 여자 국가대표 장희진(33)씨 얘기다. 50m 자유형 한국신기록 보유자였던 그는 중2 때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 입촌을 조금 미루고 싶다”고 했다. “기말고사 공부를 해야 해서”가 이유였다. 어른들은 여중생의 소신을 ‘장희진 파동’으로 규정했다. 대한수영연맹은 “나라를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없다”며 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안민석(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당시 중앙대 사회체육학부 교수 등 전문가들이 그를 돕고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하지만 장씨는 이듬해 미국으로 향했다. 한국에선 수영과 공부를 둘 다 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이후 20년 가까이 지났다. 어찌 보면 예언자였던 그는 체육계 미투 바람을 어떻게 바라볼까. 미국에서 변호사가 됐다는 그는 학생에게 공부를 포기하고 성적에만 매달리게하는 정책은 올바른 것이 아리고 한다. 운동선수의 인생에는 운동 이외의 다른 것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바라본 미국과 한국의 선수들의 운동에 대한 차이에 대해 


-미국 고등학교에선 ‘운동 때문에 수업을 빠진다’는 게 없어요. 수업 출석과 시험 성적이 운동 기록만큼 중요해요. 미 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 같은 천재라면 얘기가 다르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운동선수는 그렇지 않거든요. 엘리트 선수 대열에서 언제든 낙오할 수 있죠. 미국에선 공부 비중이 85%라면 운동 비중은 15%였어요. 미국에선 하루 1시간 30분씩 주 5회만 연습했는데 기록은 한국에서와 비슷했어요. 짧은 훈련시간에 목표량을 달성하려고 효율적으로 훈련한 결과죠.-라고 말한다.


장씨는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고등학교)를 다니며 3년간 미 동부지역 고교연합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지역 언론인 보스턴글로브가 선정한 ‘올해의 수영선수’가 됐다. 2005년에는 수영특기생으로 4년 장학금을 받으며 명문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 입학했고, 2008년엔 금의환향해 베이징올림픽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는 2011년 전국체전을 끝으로 이듬해 은퇴했다. “이제 수영 실력은 동네 아줌마 수준”이라고 농을 던진 그는 2017년부터 텍사스주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가 바라보는 체육계 미투에 대한 생각을 물어 봤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문제 제기는 긍정적이라고 봐요. 고칠 기회니까요. 미국에서는 영화계를 시작으로 ‘미투’ 폭로가 나왔죠. 체육계뿐 아니라 힘과 권력의 차이가 존재하는 사회 모든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봐요. 쉬쉬하고 덮을 게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다 같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제 던져진 화두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가 남았다. 부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성적을 위한 희생이 당연시되고, 권력이 폭력과 폭행을 덮는 문화가 사라지길 바란다.

재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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