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뉴욕시장이자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재산 중 1%인  5억 달러를 쓰겠다고 밝혔다. 이 액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애 쓴 자금 보다 1억7500만 달러가 더 많은 액수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3일 블룸버그 전 시장이 직접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드는 '플랜A'와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플랜B' 등 2가지를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측근들은 "블룸버그가 플랜A·B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할 지 분명치 않지만 어떤 경우에도 최종 목표는 트럼프 재선 저지"라며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든 완벽한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억달러는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자금 보다 1억7500만달러 많은 액수다.

민주당의 한 선거전략가는 "5억달러는 경선에서 정말 중요한 7~8개 주에서 TV광고를 모두 사들일 수 있는 미친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작년 11월 말부터 주 1회 이상 뉴욕 맨해튼 소재 '블룸버그 자선재단' 본부에서 회의를 열면서 대선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앞으로 2주 내에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 당초 그는 이달 중 대선 출마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빨리 결정한다고 좋을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결정을 미루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대선 출마를 숙고하는 이유는 트럼프 정부 들어 민주당 유권자들의 좌파 성향이 강해진 데다, 부유층과 중장년 백인 남성에 대한 반감이 커진 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블룸버그를 지지한다는 한 민주당원은 "그가 기후변화 행동주의와 총기 규제 운동에 수억달러를 기부해왔고, 중산층 출신인 그와 달리 아버지는 연소득 6000달러 이상이 못 됐었다는 점 등을 알게 된다면 유권자들도 호의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