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키와 깊은 정을 나누고...#4

레이크 루이스의 비경과 함께.. 6글레이셔.
우리는 언제나 이런 힘겨운 등산길을 이제는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올라갑니다. 산정을 향한 길을 한발 한발 또렷하게 내디디며 힘겹게 고난을 감내하며 오르는 길. 날씨마저 발길을 붙잡아도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산을 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넘는 순간입니다. 이 정도에서 하산할까 하는 방황 같은 흔들림. 표류하는 인생길처럼 혼미하고 주저하게 하는데 산은 포기하지 말라고 미더운 권고를 해줍니다. 그 근엄한 지시를 받아들여 우리는 드디어 정상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또 다시 주어지는 선물, 산이 주는 포상. 정상에서 바라보는 세상천지의 아름다운 신의 피조물. 검푸른 절벽이 언제라도 덮칠 태세로 무섭게 머리위에 다가와 있고 수십 길의 빙하가 켜켜이 쌓여 내를 이루고 얼어붙은 구름은 움직일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장구한 세월을 지켜온 빙하는 엄숙하리만치 장엄하게 산정을 장식하고 우리는 탄식같은 감탄으로 앓고 맙니다.

그 모진 산행길을 헤쳐 온 우리에게 산은 진정 이에 걸 맞는 포상을 해줍니다. 대 하천처럼 굽이쳐 흐르는 빙하는 넓은 계곡을 하얀 눈과 얼음으로 가득 채웠고 금시라도 쩡하고 깨어져 무너져 내릴 것 같이 무서운 기세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기억속의 명장면을 회상하기 위한 매개로 열심히 사진들을 찍는 동안 어느새 신비의 빅토리아 산이 그 정상의 나신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호위 군단처럼 위풍당당한 나머지 다섯 봉우리들도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신이 축성한 자연의 성. 참으로 장엄한 캐슬입니다. 무아의 경지에서 빠져드는 황홀경에 시공을 초월한 영겁의 세월이 찰나 같은 순간이었음을 인지하게 됩니다. 이제 대자연이 베풀어준 연희는 끝이 나고 자애로운 햇살이 온 누리에 퍼져갑니다. 돌아서는 아쉬운 발길에는 빅토리아 산의 짙은 그늘이 조용히 내려 앉습니다.

로키의 변방. 그레이셔 국립공원 아보트 릿지 트레일.
이차 정상에 올라 단 몇 초도 견딜 수 없는 시리디 시린 개울물에 불난 듯한 발을 담그다 화들짝 놀라 고개 들어보니 이제야 어께를 나란히 맞댄 봉우리들이 물결치듯 흐르는 대자연의 파노라마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디서나 정상이 그렀듯이 황량하지만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 조망이 일품이지요. 첫눈이 폭설로 내려 일러실러위트 빙하에서 흐르는 물은 장쾌하게 계곡으로 모여 폭포를 만드는데 그 내리는 모습이 양손의 손가락처럼 퍼져 있어 Finger Falls 군이라 이름 붙여 줍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은 세월이 흐르면 그 빛이 바래지지만 자연은 그 세월을 쌓고 쌓아 장구한 멋을 더합니다. 우리는 눈길 주는 곳마다 명장면이 연출되고 발길 돌리는 곳 마다 명소가 되는 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그 대자연의 신비 앞에 섰습니다.

몽블랑의 마터호른을 연상케 하는 주봉 도널드 산이 선봉에 서고 서쪽엔 바니 빙하가 동쪽에는 드넓은 일러실러위트 빙원이 그리고 북쪽에는 깊게 패인 쿠거 협곡이 도열하면서 글레이셔의 최고 조망처로서 소임을 다합니다. 이처럼 보이는 이를 압도 해버리는 로키의 설산 풍경. 대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움의 극치. 이 오묘한 자연의 조화를 세상의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산정에서 느끼는 이 성취감과 대단한 자부심은 그 동안 주눅이 든 내 삶을 치유하기에 충분하며 이 로키의 애틋한 풍경하나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면 팍팍한 이민자의 삶도 달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순간 이 풍경은 내 가슴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기에 그래서 살면서 자꾸만 들추어내는 추억 때문에 불현듯 로키를 그립게 만들어 버립니다.

다시 찾은 캐나디언 로키. 선험자들의 영령들이 죽비를 치며 나로 하여금 이 산을 오르게 한 오늘. 또 다시 로키의 품에 안겨 새롭게 마음의 치유를 얻고 산이 가르쳐준 대로 결코 서두르지 않는 삶을 살 것이라는 세상 두려움이 없


www.mijutrekking.com
미주 트래킹 여행사: 540-847-5353

캐나다 로키와 깊은 정을 나누고...#4

캐나다 로키와 깊은 정을 나누고...#4

의견 등록


사이트 기준에 맞지 않는 욕설 및 수준이하의 비판, 모욕적인 내용은 삭제됩니다.

zj    

관련 커뮤니티

제목 등록 조회 일자
사우디관광청, 가족여행 버킷리스트 4선 소개 글로벌한인 180 05/07/24
쿠바 방문자의 미국 ESTA 거절 관련 안내 글로벌한인 993 03/11/24
2024년 화천산천어축제 '절정' 글로벌한인 1245 01/22/24
철원 한탄강 얼음 트래킹 축제 성료 글로벌한인 1329 01/21/24
ESTA(여행허가전자시스템) 관련 안내 글로벌한인 1744 01/11/24
제15회 평창송어축제 개막…31일간 대장정 글로벌한인 1482 12/31/23
세계적인 화천산천어축제 서막 오른다…23일 얼음조각광장 개장 글로벌한인 762 12/22/23
화천산천어축제 내년 1월 6일부터 23일간 글로벌한인 1036 12/04/23
충남 보령시 천북 굴축제 12월 2∼3일 글로벌한인 1164 11/27/23
속초 '양미리·도루묵 축제' 개막 12월 3일까지 행사 글로벌한인 1890 11/26/23
이스라엘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안내 글로벌한인 6939 10/12/23
한국에서 발급 받은 국제운전면허증으로 관할지역 운전 시 유의 사항 안내 글로벌한인 6748 08/25/23
루브르·수족관·모스크…문화와 관광의 오아시스 아부다비 글로벌한인 6675 08/17/23
쿠바 방문자의 미국 ESTA 거절 관련 안내 글로벌한인 7313 08/01/23
전자여행허가제(K-ETA) 한시 면제 대상 국가∙︎지역 안내 글로벌한인 6682 0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