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동물 권리·종교적 우려"...돼지 심장 이식 둘러싼 3가지 윤리 논란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이 사상 처음으로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말기 부정맥 환자에게 이식, 세계의 이목이 쏠리면서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11일(현지시간) 동물 장기 이식이 장기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지만 일부에서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며 환자 안전과 동물의 권리, 종교적 우려 등 3가지 논란을 예로 들었다.

의학 윤리학자들은 먼저 인간 장기는 기증자와 수혜자 간 면역 적합성이 잘 맞을 때도 이식 후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며 동물 장기 이식은 위험성이 더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옥스퍼드대 줄리언 새벌레스큐 교수는 환자가 이식 직후 죽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이런 위험성과 함께 인공심장이나 인간 장기 등을 포함해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가 이런 위험을 모두 이해한 경우에만 동물 장기 이식 같은 실험적 수술에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릴랜드대 의대와 의료센터 연구진 역시 부정맥으로 입원해 6개월간 중환자실에 있던 데이비드 베넷(57)에게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 이식 외의 다른 치료법은 더는 없음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돼지를 사람 장기 공급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동물보호단체 PETA(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는 "동물은 필요한 것을 꺼내 쓰는 도구 창고가 아니라 복잡하고 지능이 있는 존재"라며 "(돼지 심장 이식은) 비윤리적이고 위험하며 엄청난 자원 낭비 행위"라고 비난했다.

동물권 단체 애니멀 에이드의 대변인은 "동물에게도 유전자 조작 없이 살 권리가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동물 유전자 조작과 이종 간 장기이식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가지 논란은 동물 장기 이식과 관련한 종교적 측면의 문제다.

돼지는 장기의 크기가 사람과 비슷하고 새끼를 많이 낳으며 사육이 쉽다는 점에서 이식용 장기 공급 동물로 선택됐지만, 유대교와 이슬람은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는 엄격한 율법이 있다.

런던의 유대교 랍비인 모셰 프리드먼 박사는 "유대 율법은 돼지를 기르거나 먹는 것을 금지하지만 돼지 심장을 이식받는 것은 율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대 율법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 생명 보존이기 때문에 유대인 환자는 동물 장기가 생존 가능성을 가장 높이고 미래 삶의 질에 최선이라면 이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람도 마찬가지로 사람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장기 등 동물 유래 물질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본다.

이집트 최고 율법해석(파트와) 기관인 다르 알이프타는 "환자 생명이 위험하거나 장기 중 하나가 손실됐을 때, 질병이 악화하거나 지속될 때, 신체 상태가 손쓸 수 없게 악화했을 때 등에는 돼지 심장 판막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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