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에 한국계 하버드생 '돌직구
10/13/15막말을 일삼아 연일 화제의 중심에 오르는 트럼프가 이번에는 한국계 하버드생과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거물 후보와 젊은이의 짧지만 강렬한 논쟁이었다. 둘은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논쟁 과정에서 거물을 지지하는 박수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거물은 다름아닌 내년 미국 대선의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였고, 젊은이는 한국계 하버드대생인 조지프 최(최민우)였다.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온건 중도주의 성향의 정치단체인 ‘노 라벨스(No Labels)’가 주최한 행사에서 최군으로부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은 잘못된 인식’이란 지적을 받았다. 당황한 그는 최군의 발언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한국의 비용부담은 푼돈(peanut)”이라고 반박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한 정치단체의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트 트럼프의 ‘한국 안보 무임승차’ 주장을 공개 반박한 한국계 대학생(가운데)의 모습. 이 학생은 이민 2세로서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조지프 최로 알려졌다.
하버드대 로고가 박힌 옷을 입은 최군은 이날 행사의 마지막 순간에 질문 기회를 얻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다”며 그간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최군의 반박에 트럼프는 “당신, 한국 사람이냐”고 물었고, 이에 최군은 “아니다. 나는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주에서 자랐다”고 응수했다. 이어 “내가 어디 출신이건 관계없이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싶다”며 “한국은 매년 8억6100만달러(약 9800억원)를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한국은 부자 나라(wealthy country)다. 내가 최근에 추진하는 사업 프로젝트 때문에 TV 4000개를 주문했는데 입찰자는 삼성과 LG뿐이었다. 이는 모두 한국 기업이다.”
학생이 “그래도 그건”이라며 말을 꺼내려 하자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내 말을 들어 봐라. 미국은 독일도 방어하고 일본도 방어하는데 우리는 이들 국가로부터 정작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에는 2만8000여 명의 주한미군을 두고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주기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시 학생이 추가 질문을 하려고 하자 “그들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게 내가 말하는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서둘러 질의응답을 마쳤다.
이 같은 트럼프의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은 4년 전인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2012년 대선을 한 해 앞두고 2011년 4월28일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한국에 대해 미군 보호 대가를 요구해야 한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에 '우리가 당신들을 보호해 줄 테니 당신들은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그러면 그들은 2분 내에 당장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막말을 했다.
트럼프의 주장은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는 사실과 배치되는데도 수년에 걸쳐 잘못된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면전에서 돌직구를 던진 이 학생은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조지프 최(한국명 최민우)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 씨는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 하버드대에서 연설 후 가진 일문일답 때도 아베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일본군과 정부가 위안부 동원에 관여했다는 강력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왜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아베 총리를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아베 총리는 “고통과 아픔을 겪은 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내 마음이 아프다”며 비켜 갔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었다.
트럼프와 청년이 주고받은 질의응답은 미국 언론에 소개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행사 참석자들은 두 사람의 공방 동영상을 보고 트럼프의 고압적인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행사를 지켜봤던 조애나 로스코프 씨는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최 씨의 질문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했다”고 꼬집었다.
최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트럼프가 첫 문장부터 내 말을 잘라 버렸다”며 동영상을 함께 올렸다. 누리꾼들은 최 씨에 대해선 “한국인으로서 당신이 자랑스럽다. 정말 멋지다. 사실을 분명히 해 줘 고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 씨는 4월 아베의 하버드대 강연 때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와 따로 만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강연을 들으면서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미교포 2세인데 어떻게 위안부 문제에 관심 갖게 됐느냐’는 질문에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아픈 역사”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