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바마 상원 선거 후폭풍...트럼프 국정 운영 치명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치러진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패배했다.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더그 존스 후보가 49.9% 득표율로 48.4%를 얻은 공화당 로이 무어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존스의 승리로 상원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의 의석은 51석으로 줄고, 민주당과 무소속 등 야당은 49석으로 늘었다.


존스는 보궐선거 승리 수락연설에서 “원칙과 법치가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앨라배마주에서 상원의원을 배출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존스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존스와 무어는 모두 법조인 출신이지만 정치적 성향은 극명하게 갈린다. 존스는 진보적 성향의 인물이다. 앨라배마주에서 연방검사로 활동하던 시절 그는 백인우월주의단체 큐 클럭스 클랜(KKK)의 조직원을 기소했다. 그럼에도 무어에 비해 지명도는 높지 않았다. 반면 앨라배마주 대법원장을 지낸 무어는 극우 성향으로 동성동본 결혼에 반대해 대법원을 떠났던 인물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공화당엔 치명적이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앨라배마주는 애초 무어의 낙승이 예상됐던 곳이다. 무어 자신도 지난 9월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을 때만 해도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보궐선거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내각 입성으로 사임하면서 치러지게 됐을 정도로 공화당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지역이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1월 초 무어가 30대 검사보 시절 10대 소녀를 성추행했다고 폭로하면서 선거 판세는 출렁거렸다. 마침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 캠페인이 사회 곳곳에서 퍼지면서 무어의 입지는 크게 흔들렸다. 급기야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가 무어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대타’ 발탁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무어는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공화당으로서는 그를 주저앉게 만들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여기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를 뽑았던 9월 경선 때만 해도 무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본선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상원의석을 잃을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 때문이었다. 일부 유권자들은 후보 시절 다수의 성추문 의혹에 휩싸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성추행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무어를 지지하는 것을 불쾌해했다.


WP에 따르면 존스의 승리는 1개월 전 치러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의 패턴을 반복했다.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하고, 도시에 거주하는 고학력 유권자들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지지 정당을 바꾼 것이다. 공화당은 지난 11월 7일 뉴저지·버지니아주지사 선거와 뉴욕시장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 지면서 내년 중간선거 전망이 어두워졌다. 당장 상원의원 의석도 가까스로 과반이 돼 앞으로 1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더욱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도 공화당 소속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부분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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