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화요일' 역적대승한...바이든 중도층 결집 통했나.

3일(현지시간) 미국 14개 주에서 열린 '슈퍼화요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10개 주에서 1위를 기록,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예상 밖의 대승을 거뒀다.

경선 초반부 참패로 몰락하는 듯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중도진영의 '반(反)샌더스 연대'에 힘입어 민주당 경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이날 예상을 뒤엎는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천문학적인 광고비 투입에도 불구, 첫 등판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하루 만에 중도하차함에 따라 '바이든 대 샌더스' 2파전으로 압축되며 경선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로써 바이든 전 부통령이 중도 단일후보로 등극, '트럼프 대항마'가 될 선두자리를 둘러싼 진보 대 중도 간 세 대결 양상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초반전에서 대세론을 구축하는 듯 했던 '강성진보' 샌더스 상원의원이 슈퍼화요일도 휩쓸며 조기에 본선행 티켓을 확정지을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이 빗나가면서 민주당 경선이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세론에 다시 날개를 달 경우 상대적으로 조기에 윤곽이 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14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경선이 실시된 가운데 미 동부 시간 4일 오전 11시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은 텍사스·앨라배마·오클라호마·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테네시·아칸소 등 남부 7개 주와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등 모두 9개 주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초접전지인 메인주에서는 91% 개표 결과 33.9%의 득표율로 샌더스 의원을 1%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1위를 달려 10승 기대감을 높였다.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의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주에서는 엎치락뒤치락 하는 피 말리는 접전 끝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극적인 역전승을 이뤄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와 '홈그라운드'인 버몬트, 콜로라도, 유타 등 4곳에서 승리했다.

대의원 수 기준 상위 5위권인 캘리포니아,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매사추세츠주 가운데서 캘리포니아를 빼고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모두 차지했다.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이긴 곳은 미국령인 사모아 1곳 뿐이었다.

지역별로 바이든 전 부통령은 흑인 유권자 비중이 높은 남부를 싹쓸이하면서 부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특히 역전극을 연출한 텍사스를 제외하고는 대의원 수가 많은 버지니아 53.3%(개표 99% 기준), 노스캐롤라이나 43.0% (개표 88% 기준)를 비롯, 남부 대다수 주에서 샌더스 상원의원과 큰 격차를 벌리며 압승했다.

흑인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와 '오바마 향수'를 발판으로 남부권을 석권하다시피 하며 저력을 과시했고, 중서부로까지 영토를 확장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지역구인 미네소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지역구인 '적진' 매사추세츠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운동을 아예 하지 않은 곳이어서 예상치 못한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버지니아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제대로 전력을 쏟아붓지 못했음에도 압승을 거뒀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각종 여론조사 및 미 언론의 전망 등에 비춰 이번 슈퍼화요일 결과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초반부의 부진을 딛고 대세론을 재구축할 확실한 모멘텀을 마련한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선 초반전에서 중ㆍ하위권으로까지 전락, 한때 완주 가능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1위 등극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여기에 중도 하차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이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 그동안 '절대 강자' 없이 분열했던 중도 진영이 '반샌더스 연대'의 기치 아래 바이든 전 부통령 쪽으로 표를 몰아주면서 중도가 결집,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압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CNN은 "바이든이 슈퍼화요일, 전혀 뜻밖의 승리를 거뒀다"며 "최근 미국 대선 경선 역사에서 그토록 극적인 방식으로 컴백한 적이 없었다. 바이든은 슈퍼화요일 모든 예상을 산산조각내며 정점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역전을 이뤄냈다고 전했다.

주별 승패 성적을 기준으로 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으나 샌더스 상원의원이 캘리포니아에서 앞섰고 텍사스에서도 두 사람의 차이가 크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춰 대의원 수 합산 기준으로 어느 정도 격차를 벌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한때 급전직하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슈퍼화요일'을 기점으로 수직상승, 대세론 재점화에 나서면서 경선 구도가 '바이든 대 샌더스'라는 70대 후반의 백인 남성 후보간 맞대결로 사실상 압축됐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의 하락세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며 중도 진영 '대안 후보'를 표방했던 블룸버그 전 시장이 이튿날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하차, 부티지지 전 시장, 클로버샤 상원의원에 이어 중도 후보 단일화가 완성됐다. 진보 진영에서는 워런 상원의원에 대한 사퇴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다만 승부를 확정 짓는 분기점인 '매직넘버' 1천991명의 대의원 확보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CNN이 보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낙점되려면 최소 1천991명의 대의원을 잡아야 한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초반 4연전에 이어진 슈퍼화요일 경선은 14개 주에서 전체 대의원(3천979명)의 3분의 1 수준인 1천344명을 선출, 경선 판세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전례를 보면 슈퍼화요일 경선을 통해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난 경우가 많았다.

캘리포니아(415명), 텍사스(228명), 노스캐롤라이나(110명), 버지니아(99명), 매사추세츠(91명), 미네소타(75명), 콜로라도(67명), 테네시(64명), 앨라배마(52명)에 50명 이상 대의원이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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