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주 승격 기다리는 주민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거리에서는 몇 달 전부터 'STATEHOOD for the PEOPLE OF DC'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번역하면 '워싱턴DC를 주(州)로'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특별행정구역인 워싱턴DC를 주로 승격하자는 것인데 번화가는 물론 주택가에도 같은 플래카드를 꽂은 곳이 많아졌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겠다는 워싱턴DC 주민들의 기대감은 한껏 커졌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하원에서 주로 승격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합니다. 워싱턴DC가 주가 되면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 1명이 배정되는데 민주당에 몰표를 주는 지역 특성상 민주당 좋은 일만 되는 것이라 공화당이 강력하게 저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네 주민에게 워싱턴DC가 주가 되기를 바라는지 물었습니다. 당연한 걸 왜 묻느냐는 표정으로 그렇다고 하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연방세금을 내는데 연방의원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공화당에서 무작정 반대만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미국에서는 각 주에 상원의원이 2명씩이고 하원의원은 주별 인구비례로 배정되는데 워싱턴DC는 주가 아니어서 주민들이 연방세를 내면서도 연방의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표자가 없는 실정입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워싱턴DC 주민을 인근 메릴랜드주에 편입시키면 어떠냐는 대안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워싱턴DC 주민들이 메릴랜드주의 연방 의원들을 통해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밋 롬니와 수전 콜린스 등 공화당 중도 성향 상원의원들이 지지하는 대안입니다.

하지만 워싱턴DC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이미 2016년 있었던 투표에서 워싱턴DC 주민 79%가 주 승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공화당만 설득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민주당에서 가장 보수 성향으로 꼽히는 조 맨친 상원의원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으로 갈린 상원에서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를 동원하면 그렇지 않아도 법안 통과 가능성이 작아지는데 민주당 내부에서도 암초를 만난 셈입니다.

맨친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 입법을 번번이 가로막는 인물입니다. 지역구 웨스트버지니아주의 보수 성향 유권자를 고려한 것인데 바이든 대통령도 지지하는 워싱턴DC의 주 승격에 또다시 걸림돌을 자청하고 나선 것입니다.

실현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승격 법안 상원 통과를 쟁취한다면 워싱턴DC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한 채 주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컬럼비아특별구'(District of Columbia)라는 뜻의 'DC'가 '더글러스 커먼웰스'(Douglass Commonwealth)로 바뀌게 됩니다. 흑인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 노예해방에 힘썼던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인데 흑인 인구가 절반에 달해 별명이 '초콜릿 시티'인 워싱턴DC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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