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이민' 이야기로 아르헨티나 한인 이민자 삶 영화에 담는 세실리아 강 감독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는 미국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로 전 세계 영화계와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수한 이야기로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낸 미나리처럼 남미 아르헨티나에도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신예 한인 감독이 있다.

한인 2세인 세실리아 강(36) 감독은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정체성 형성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인 부모를 둔 아르헨티나 국적자로서 서로 다른 영역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아르헨티나에 이민 온 이듬해인 1985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강 감독은 일찌감치 영화를 향한 열정을 발견하고 아르헨티나 국립영화실험제작학교(ENERC)에서 공부했다.

2015년에는 단편 '비디오게임'(Videojuegos)이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전체관람가 이상 어린이·청소년 영화) 부문 후보에 오르며 아르헨티나 안팎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두 아르헨티나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이 단편으로 강 감독은 전 세계 30여 개 영화제에 초대받았다.

강 감독이 아르헨티나 한인사회를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첫 장편인 다큐멘터리 '내 마지막 실패'(Mi ultimo fracaso)에서부터다.

친언니 카탈리나와 어릴 적 미술 선생님이었던 김란 아르헨티나 김윤신미술관장을 통해 아르헨티나 한인사회 내 여성들의 삶과 고민을 그렸다.

강 감독은 "내게 많은 영감과 가르침을 준 존경하는 두 여성을 통해 우리가 지닌 '문화적 이중성'이 우리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낯선 곳에서 산다는 결심이 어떻게 새로운 여정을 펼쳐내고, 그 여정이 어떻게 우리 정체성을 형성하는지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2016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 영화는 이듬해 일반 상영관에서 4개월간 관객들을 만났다. 다큐 독립영화로서는 짧지 않은 상영기간이니 흥행에도 꽤 성공한 셈이다.

강 감독은 "한인들의 이야기지만 '이민'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다"며 자신도 이민자의 자녀이거나 손자인 많은 아르헨티나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제작 막바지 단계인 차기작 겸 첫 장편 극영화는 강 감독 가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장남'(Hijo Mayor)이다.

아르헨티나 국립영화영상예술연구소(INCAA)의 제작 지원도 받은 이 영화가 프랑스문화원의 신예 감독 지원 프로그램 '라 파브리크 시네마'(La Fabrique Cinema)에 선정돼 강 감독은 올해 칸영화제 필름마켓에도 다녀왔다.

어릴 때부터 한국영화의 팬이었다는 강 감독은 최근 '기생충'과 '미나리'가 국제무대에서 연이어 거둔 성취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주류 매체들이 '다른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진 흔치 않은 일이었다"며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시선을 매우 좋아한다. 기생충 같은 휴머니즘 영화가 오스카를 타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앞날이 더 기대되는 강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의 거창한 목표를 말하기보단 이야기꾼으로 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살고 싶다"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질문을 던지게 하고, 생각지 않은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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