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미국 경기후퇴 이미 왔다' 평가 나와

07/08/22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후퇴에 빠졌다는 평가가 월가 대형 금융기관 가운데서 처음으로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 산하 투자연구소는 예상보다 빠르고 광범위한 물가 상승세와 소비자 심리 약화, 기업 지출 축소 등이 나타나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이미 경기후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한 달 전만 해도 내년쯤 약한 수준의 경기후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이번에 발생 시기를 앞당겼으며 경기후퇴 강도도 '보통' 수준으로 상향했다.

월가에서 구겐하임과 노무라증권 등 몇몇 금융기관이 내년 말까지 경기후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긴 했지만, 대형 금융기관에서 이미 경기후퇴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에 1.6%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됐으며, 2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후퇴 상태에 들어갔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술적으로는 2분기 연속 GDP가 마이너스 성장하면 경기후퇴로 규정하지만, 경기후퇴 여부를 공식 판정하는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노동시장과 투자, 지출 등 다양한 경제지표를 감안해 경기후퇴 여부를 결정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지난달 50여 년 만에 최저치인 3.6%를 기록한 미국 실업률이 올해 4.3%에 이어 내년 말에는 5.2%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40년 만에 최고치인 소비자물가는 6월에 전년 대비 8.8%까지 치솟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불러올 것으로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경기하강에 대비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사무실 규모를 또다시 축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근무 확대로 기존 사무공간을 줄였던 기업들이 이제는 물가 급등과 고금리, 불확실한 경제전망으로 인해 재차 사무공간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합부동산서비스 업체인 CBRE는 최근 조사에서 조사 대상 기업의 52%는 향후 3년간 사무공간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실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지역검색 서비스 옐프는 최근 뉴욕과 시카고, 워싱턴DC의 사무실을 폐쇄하고 애리조나주 피닉스 사무실은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말에 사무공간이 약 8만1천400㎡에 달했던 옐프는 이번에 3만9천㎡를 줄여 2019년 말의 거의 5분의 1인 1만6천700㎡ 규모의 업무공간만 유지하기로 했다.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컨설팅업체인 콘 페리는 사무실 이용률 등을 분석해 올해 말까지 전체 85개 사무소 가운데 10∼~15% 정도를 줄일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상업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5년 전 13.2%에 불과했던 미국 내 사무공간 공실률은 2020년 16.5%, 지난해 17.5%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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