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영화 특별상영회 미노병과 한인 하나 되다
03/11/159일 밤 영화 국제시장 특별상영회가 열린 버지니아의 버지니아비치에 있는 리걸 콜럼버스 스타디움 극장. 140개 객석을 가득 채운 한국전참전 미군 노병과 한인들은 덕수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가 됐다. 트위스트를 추는 장면에서는 환호를, 덕수가 아버지와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한숨을, 막순이와 상봉장면에서는 눈물을 함께했다.
페어팩스카운티와 리치먼드에 이어 세번째로 열린 이번 참전용사 초청 특별상영회는 말그대로 특별했다. 흥남철수 작전에서 1만4000명의 피란민을 구출한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출항한 항구가 이곳(타이드워터)의 노폭 대서양해군사령부 군항이기 때문. 한인들뿐만 아니라 참전노병들도 인도주의적 작전을 벌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노폭의 인연에 놀라는 표정이었다.
이날 상영회에는 20명에 가까운 참전노병 외에도 미 대서양해군사령부에 파견온 유인석 대령과 루마니아군의 존 테일러 대령, 폴란드군의 가브리엘 릴라 대령 등 다국적군의 고위 장교들이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용사인 제임스 처베라 버지니아 비치 경찰서장이 정복차림으로 참석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영화 종영후 미 한국전참전용사회 타이드워터 지회의 플로이드 뉴커크 회장이 눈물을 글썽이며 참전소감을 밝힌 대목. 뉴커크 회장은 “18살때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공산군을 막기 위해 출동했다”며 “영화에 나온 주인공 아이(덕수)와 피란민들을 보니 한국전 당시 만났던 전쟁고아와 연약한 노인기가 넘치던 우리는 무기를 손질하고 적군을 공격하는 전술에는 익숙했지만 막상 전쟁터에서 굶주리고 공포에 떠는 어린이들을 만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처음에는 당황했다”며 “영화에서처럼 허쉬 초콜릿은 아니지만 군용 초콜릿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아이들과 친해졌다”고 말했다. 뉴커크 회장은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줘도 난생 처음보는 것이라 먹지 못하더라”며 “입에 넣어서 먹는 시늉을 해주니 아이들이 따라 먹었는데 달콤한 맛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회상했다.
흥남철수를 가능하게 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미 해병 1사단 소속 베테랑인 듀안 트라우브리지는 “겨울과 눈을 좋아하지만 1950년 장진호 일대는 정말 추웠다”며 “많은 전우들이 중공군에 포위돼 총 한번 제대로 쏘지 못하고 추위에 얼어죽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발전한 한국과 정이 깊은 이웃인 코리안아메리칸들을 보면 전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며 “장진호전투기념비 건립에 한인들이 후원한다니 정말 고맙다. 살아있는 전우들과 나는 한국전 참전용사로 자부심을 갖고 살다가 한국전때 숨진 전우들을 몇년 뒤에 하늘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처베라 서장은 “작고하신 아버지(카멘 처베라)는 2차세계대전과 한국전에 참전한 베테랑이셨는데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지켰다는 데 항상 자부심을 가지셨다”며 “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오늘 행사에 감사한 마음으로 오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인들이 노병들을 잊지 않고 이렇게 소중하고 특별한 행사를 열어줘 저 역시 감사하다”며 “열심히 일하며 책임감도 투철한 코리안아메리칸은 귀중한 이웃이며 경찰서장으로서 한인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상영회는 타이드워터한인회(회장 단희옥)와 워싱턴중앙일보가 공동주최했다. 버지니아 비치와 노폭이 있는 타이드워터에는 4000~5000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 단 회장은 “우리 지역의 참전노병들은 매년 한인학생 2명을 선발해 쌈지돈 250달러씩을 장학금으로 주시는 참 고마우신 분들”이라며 “행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영화도 감동적인데다 참전노병들이 우셔서 함께 울었다”고 감격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