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심리 5개월 최고…휘발유 반등이 변수

미국 소비심리가 7월 들어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 미시간대 소비자조사 지수는 54.4로 전월의 49.5보다 상승했고 시장 예상도 웃돌았다. 연령과 소득, 자산, 정치 성향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개선이 나타났다는 점은 최근 물가 둔화와 고용 안정이 가계의 불안을 일부 줄였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조사 시점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다. 응답의 70% 이상이 미국과 이란의 임시 휴전이 무너지기 전에 이뤄졌다. 이후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7월 지수는 현재 가계가 느끼는 비용 압력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이용이 많은 미국에서는 주유비 변화가 소비심리에 빠르게 영향을 준다.

소비자는 여전히 경제를 낙관하지 않는다. 지수는 1년 전보다 12% 낮고, 물가가 높은 상태라는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향후 1년 물가상승률 예상은 4.2%로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중앙은행 목표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도 3.3%로 유지돼 장기적인 물가 신뢰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

소비심리 개선이 실제 지출 증가로 이어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가계는 설문에서 전망이 나아졌다고 답하면서도 신용카드 연체와 주거비, 보험료 부담 때문에 재량지출을 줄일 수 있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외식과 여행, 의류, 가전 구매가 먼저 영향을 받는다. 대형 소매기업과 카드회사의 실적은 심리지표와 실제 소비 사이의 차이를 보여줄 것이다.

연방준비제도는 이번 지표를 금리 결정의 보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소비가 견조하고 물가 기대가 높으면 금리를 서둘러 낮출 이유가 줄어든다. 반대로 에너지 충격이 실질소득을 깎아 소비를 둔화시키면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경기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중앙은행은 유가 상승의 직접 효과와 서비스 물가의 지속성을 구분해야 한다.

앞으로 몇 주 동안 주유소 가격과 소매판매, 카드 사용액, 소비자 기대가 함께 움직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동 긴장이 완화되고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면 심리 개선이 여름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 비용이 계속 오르면 7월의 반등은 짧은 회복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결과는 미국 가계의 불안이 줄었음을 보여주지만, 생활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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