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 경고…식량·전력·파나마운하까지 연쇄 위험

‘슈퍼 엘니뇨’ 경고…식량·전력·파나마운하까지 연쇄 위험

발달 중인 엘니뇨가 살아있는 세대에서 가장 강한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기상 전망이 나오면서 세계 식량과 에너지, 물류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전 세계 대기순환과 강수 패턴을 바꾸는 현상이다. 지역에 따라 가뭄과 폭우, 폭염과 산불이 서로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기상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원자재와 운송을 동시에 움직이는 변수다.

농업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동남아시아의 커피와 팜유,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남미의 옥수수와 대두 등 주요 작물이 강수량 변화와 고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여러 생산지역이 동시에 피해를 입으면 국제 식품가격이 상승하고 저소득 국가와 식품 수입국의 부담이 더 커진다.

수력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가뭄이 전력시장으로 전달된다. 강과 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지면 수력발전량이 감소하고 부족한 전기를 천연가스와 석탄발전으로 채워야 할 수 있다. 중동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상태에서 엘니뇨까지 화석연료 수요를 늘리면 전력비와 탄소배출 부담이 함께 증가할 수 있다.

파나마운하도 중요한 위험지역이다. 운하의 갑문은 막대한 양의 담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강수 부족으로 호수 수위가 낮아지면 하루 통항 선박 수와 적재량을 제한해야 한다. 과거 가뭄 때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에너지 운반선이 대기하거나 우회하면서 글로벌 운임과 배송기간이 크게 늘어난 경험이 있다.

엘니뇨는 모든 지역에 같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어떤 지역에는 가뭄을 만들지만 다른 지역에는 홍수와 산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 관광과 어업, 보험과 지방재정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업은 기후위험을 단순한 농산물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 전체의 운영위험으로 관리해야 한다.

정확한 강도와 지역별 피해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준비는 미리 시작해야 한다. 식량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물과 전력 재고를 관리하며 운하와 항만의 대체 경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기후현상이 지정학적 충격과 동시에 발생할 경우 비용이 서로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엘니뇨는 세계경제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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