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재생에너지 투자 가속…석탄발전도 동시에 증가

중동 전쟁에 재생에너지 투자 가속…석탄발전도 동시에 증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의 원유와 가스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투자를 더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차질로 화석연료 가격과 운송위험이 높아지자 수입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기후정책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정책으로도 중요해졌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재생에너지가 올해 세계 최대 전력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태양광은 특히 설치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대형 원자력이나 가스발전소를 짓는 데 여러 해가 걸리는 것과 달리 태양광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용량을 늘릴 수 있다. 필리핀과 호주, 유럽연합과 중국 등 여러 지역에서 높은 연료가격을 계기로 신규 설치가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전환에도 중동전쟁이 영향을 주고 있다.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높아지면 전기차의 초기 구매가격이 비싸더라도 장기 운행비용의 장점이 커진다.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화석연료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자동차와 전력정책이 에너지 안보와 연결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에너지전환이 곧바로 탄소배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스공급이 부족한 국가들은 전력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해 석탄발전을 다시 늘리고 있다. 국제 전망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증가하는 동시에 석탄발전도 일정 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인 공급안정과 장기적인 탈탄소 목표가 충돌하는 셈이다.

금리도 재생에너지 투자에 영향을 준다. 태양광과 풍력은 연료비가 거의 들지 않지만 초기 건설비 비중이 높아 자금조달 금리에 민감하다. 미국과 유럽의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전력구매계약 가격도 올라갈 수 있다.

중동의 에너지 충격은 세계가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화했지만 동시에 전환의 복잡성도 보여준다. 전력망과 저장장치, 원자력과 가스의 역할을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도 공급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과 전력망 투자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전환전략이 필요하다.

전력망 투자도 재생에너지 확대의 속도를 결정한다. 발전설비가 늘어도 송전선과 저장장치가 부족하면 낮에 생산한 전력을 필요한 지역으로 보내기 어렵다. 전력망 허가와 변압기 공급, 배터리 저장장치가 새로운 병목으로 부상하면서 에너지정책의 초점도 발전량에서 시스템 전체의 유연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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