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91달러대 상승…美·이란 재충돌에 호르무즈 공급우려 확대
09/02/26미국과 이란의 직접 군사충돌이 다시 발생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도 80달러대 중후반으로 올랐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이미 평시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군사행동이 공급차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세계 원유 해상운송의 약 5분의 1을 담당했다. 이란이 해협의 통제를 강화한 이후 선박운항과 보험비용이 크게 올라 실제 생산량보다 물류위험이 유가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늘었다. 최근 유조선이 공격받았다는 보고까지 나오면서 선사들은 위험을 다시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요인이다. 비축유가 충분하면 공급충격이 발생했을 때 시장에 원유를 방출해 가격상승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재고가 낮으면 정책수단의 여유가 줄어든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와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해 비축유 보충과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생산 확대가 단기간에 호르무즈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생산시설과 송유관, 항만과 정유설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원유품질도 중동산과 다르다. 에너지 기업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확정하더라도 실제 생산량 증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유가 상승은 중앙은행에도 부담이다. 원유와 휘발유,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가계의 생활비와 기업의 운송비가 상승하고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경기둔화가 나타나도 에너지발 물가가 높으면 중앙은행은 금리인하를 서두르기 어렵다.
향후 유가의 방향은 미국과 이란의 추가 충돌 여부, 호르무즈 통항량과 베네수엘라 공급 확대 속도에 달려 있다. 외교적 긴장이 완화되고 선박통행이 늘어나면 위험 프리미엄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공격과 보복이 반복되면 유가는 장기간 80달러 이상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정유사들은 원유가격뿐 아니라 선박 도착일정과 재고수준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항로가 불안하면 평소보다 많은 재고를 보유해야 하고 저장비와 금융비용도 늘어난다. 호르무즈의 긴장이 길어질수록 에너지 가격의 충격은 현물시장뿐 아니라 기업의 운전자금 부담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