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 "제제 논란"...'표현의 자유냐' 아니면 '아동 성 상품화냐'

'삼촌팬들의 로망' '국민 여동생'이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아이유가 때아닌 '소아성애'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23일 발매한 아이유의 새 미니앨범 '챗 셔(CHAT-SHIRE)'의 수록곡 '제제(Zeze)'의 가사에서부터 시작됐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했다는 아이유에 대한 뜨거운 찬사가 채 식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다.


'제제'는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속 주인공 다섯살배기 소년 제제를 재해석한 곡이다. 앞서 아이유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읽은 후 제제(라는 캐릭터가 가진 성질이)가 섹시하다고 느꼈고 이를 가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5일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출판한 도서출판 동녘은 공식 페이스북에 '아이유님.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소설 속 제제는 가족으로부터 학대를 받고 자라 상처가 가득한 아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창작과 해석의 자유는 있지만 아픔을 가진 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동녘의 글이 촉매제가 돼 온라인에는 '아이유의 제제'를 놓고 공론의 장이 펼쳐졌다. '해석의 다양성은 존중 받아야 한다'는 입장과 '아무리 예술이라 해도 윤리적 측면에서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으로 크게 나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제까지 아이유가 발표한 곡들의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일일이 언급하며 '아이유가 지속적으로 로리타 콘셉트를 표방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화가로도 활동 중인 가수 솔비는 "창작은 자유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작품에 확실한 개념만 있다면 남을 설득할 필요는 없지만 공감 없는 예술은 작가의 뒷모습만 아름답다"고 소신을 밝혔다.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은 자신의 트위터에 "표현에 있어 금기라는 선을 긋는 사람들은 모든 논의를 자신들이 설정해 놓은 윤리적인 틀 위로 가져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의 자유를 지지하는 의견을 내놨다. 진중권 교수는 "문학작품에 대한 해석을 출판사가 독점할 수 없다"며 동녘 측을 겨냥하는 트윗을 남겼다. 


갑론을박이 거세지자 아이유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을 통해 아이유는 "다섯 살 어린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로 가사를 쓰지 않았다"며 "하지만 가사가 충분히 불쾌한 내용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과 많은 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자신이 작사가로서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 스타뉴스를 통해 "제작·기획 단계에서 특별한 의미없이 준비된 소품이나 가사에 맞춰 단편적으로 연출된 장면들이 성적인 코드로 재해석되고 억측들이 확산되고 있다"며 "본래 담았던 진정성과 아티스트의 노력이 왜곡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동녘 측은 지난 10일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한 점에 사과한다"며 "원작자의 의도를 공감하며 책을 출판한 입장에서 하나의 의견으로 전했을 뿐"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아이유와 동녘, 콘텐츠 수용자들 등 저마다 각자의 목소리를 냈지만 여전히 '제제' 논란은 뜨겁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아이유의 음원을 폐기하자는 내용의 서명을 진행 중이고 여기에 참여한 인원은 점점 늘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아이유에 환호성을 보내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안티팬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대중문화는 하루가 멀다하고 풍족해지고 있다. 누구나 창작자가 되고 누구나 쉽게 그것을 소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지만 이번만큼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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