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작가, NYT 기고... '코로나 기간에도 잊지 말길: 카운터 너머 있는 사람도 사람임을'

소설 '파친코'(Pachinko)로 주목받은 재미동포 이민진(51) 작가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 작가는 14일(현지시간) '카운터 뒤의 여성이 알았으면 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힘겹게 가게를 꾸려나가는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손님들이 그들에게 인간적 예의를 보여주길 기대했다.

NYT는 이 기고문에 '코로나 기간에도 잊지 말길: 카운터 너머 있는 사람도 사람임을'(Don't Forget During the Coronavirus: The People Behind the Counter Are People)이라는 부제격의 설명을 붙였다.

이 작가는 최근 자장면을 주문하기 위해 마스크와 장갑으로 중무장한 채 들른 한국식 중식당에서 피로에 지쳐 걱정스러운 눈을 하고 있는 카운터 점원과 마주쳤다고 묘사했다.

그는 한국어로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자 점원의 얼굴이 금세 웃음으로 환해졌다며 작은 친절에 기뻐하는 모습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이 작가는 바로 이 식당 근처에 부모님이 20여년간 운영하던 작은 주얼리 숍이 있었고, 그 옆에는 '미미 퐁'이라는 친구네 식당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구네 식당을 종종 들렀고, 정갈하게 정리된 포춘쿠키와 잘 접혀있는 냅킨, 깨끗하게 닦인 식탁을 볼 때마다 "퐁의 가족 중 누군가가 이런 모든 일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더 나아가 부모님 가게의 납품을 맡았던 해리, 가게 임대주였던 저스틴, 매일 소포를 배달하던 배송업체 직원, 도매상들을 떠올리며 '공급망'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고리마다 '진짜 사람들'이 연결돼 있단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명문 예일대 재학 중 용돈 벌이로 인근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자신이 예일대 학생임을 알기 전후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던 모녀 손님의 일화도 꺼냈다.

이 작가는 마지막으로 자장면을 받아 나서면서 점원에게 건넨 한국어 "수고하세요"라는 말의 의미를 되짚었다.

그는 이 말이 "상대가 들인 노력을 알고 있고, 힘든 일을 버틸 수 있도록 격려하는 동시에 상대의 노고를 존경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때쯤에는 여러분들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말해주고 싶다"는 말로 끝맺었다.

재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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