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총력전으로 첫 한국인 WTO사무총장 기대한다

유명희 통상산업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 진출했다. 유 본부장은 같이 최종 후보에 오른 나이지리아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만 이기면 우리나라 최초로 WTO 수장에 오른다. 그뿐만 아니라 1995년 출범한 WTO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의 영광도 누리게 된다. 유 본부장의 결선 진출은 자신의 역량과 전문성도 작용했겠지만, 세계무역에서 급상승하고 있는 한국의 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자무역협상과 분쟁 해결, 무역 규칙 감시의 역할을 하는 WTO 사무총장이 되면 세계 7위의 수출국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국가 위상 제고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유 본부장이 최종 관문을 통과할지 섣불리 점치기는 어렵다. 출발선 8명으로 시작한 레이스의 1차 관문에서 3명, 2차 관문에서 3명의 후보를 떨어뜨리고 결선에 오른 두 후보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의 커리어를 갖고 있다. 유 본부장은 25년 '통상 외길'을 걸어온 통상 전문가다. 현직 통상 장관이라는 점도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이나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높아진 국가적 역량 역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반면 오콘조-이웰라는 화려한 국제무대 전력이 강점이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 공대(MIT) 대학원에 다닌 뒤 귀국해서는 나이지리아에서 두차례 재무장관(2003∼2006, 2011∼2015)과 외무 장관(2006)을 지냈다. 세계은행에서 25년이나 근무하며 전무 직위까지 올랐고 2012년에는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총재직을 놓고 막판까지 경쟁한 장본인으로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것이 강점이다.

두 후보의 역량이나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164개 회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락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 아프리카가 40여개국으로 회원국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유럽연합(EU)과 아시아 등의 순이라고 한다. 아프리카 출신 첫 WTO 사무총장을 기대하는 아프리카 회원국 표심은 오콘조-이웰라 후보 쪽으로 모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국과 일본도 한국을 견제하는 눈치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과정에서 친중국 성향을 보였던 세계보건기구(WHO)에 이어 WTO마저 중국에 휘둘릴 가능성을 염려하는 유럽 회원국은 한국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누가 최종 관문을 통과할지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선은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진행된다. 최종 후보 두 명 가운데 한 명을 컨센서스(의견일치) 방식으로 선출한다. WTO는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을 기치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핵심 기능인 다자협상 기능은 오래전부터 정지상태다. 미국 행정부의 상소 위원 선임 보이콧으로 분쟁 해결 최종심 역할을 하는 상소 기구가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지난해 말부터 개점 휴업 상태다. 점차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 흐름 속에서 자유무역 질서 최후의 보루인 WHO의 역할 복원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바람이기도 하다. 이런 바람을 위해서라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최종 라운드에 대비해 범정부 차원에서 한국인 최초의 WTO 수장이 탄생할 수 있도록 막바지 역량을 모아야 한다. WTO가 미·중 패권 경쟁,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갈등으로 정체된 만큼 중견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우리 정부의 총력 지원과 유 본부장의 건투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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