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이민 100년-한류로 좁혀진 거리,K팝 등으로 두 나라 더 가까워져

100년이라는 긴 한인 이민사를 지닌 쿠바는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미수교국 중 하나다.

6·25 전쟁 때만 해도 쿠바가 우리나라에 물자를 지원할 정도로 우호적인 관계였으나 1959년 공산혁명 이후 관계가 악화해 외교 관계를 맺지 못했다.

비록 국가 간의 공식 외교관계는 없으나 문화를 통해 두 나라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이들이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주멕시코 대사관이 연 쿠바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리셉션에는 한인 후손들 외에 현지 10∼20대들도 함께 했다.


한국 아이돌 그룹의 커버댄스 공연까지 선보인 이들은 K팝과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쿠바 젊은이들이다.

한국문화 동호회 '아르코'(ArtCor)의 다니엘라 힐(21)은 "'강남스타일' 때부터 인터넷으로 K팝을 찾아봤다. 2019년부터 K팝 댄스팀에서 함께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에 거주하는 정호현(49) 다큐멘터리 감독에 따르면 아르코엔 힐처럼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쿠바인들 4천 명이 활동하고 있다.

힐은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를 비롯한 K팝 그룹이 쿠바 젊은 층 사이에서 매우 매우 인기가 있다"며 "한국에 가고 싶어하는 젊은 친구들도 아주 많다"고 전했다.

아바나에 사는 레이다 브라보(24)는 쿠바 예술대학(ISA) 졸업 논문으로 아바나 젊은 층의 K팝 소비 경향을 분석했다.


브라보는 "쿠바에서 K팝이 소비된 지가 8∼10년 정도 됐는데 최근에 더욱 저변이 넓어졌다"며 정서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K팝의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팝 때문에 쿠바와 한국이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중미·카리브지역협의회 주도로 아바나에 문을 연 한인후손문화원(공식 명칭 '호세 마르티 한국·쿠바 문화클럽')엔 한국어 강좌가 개설돼 있다.

현재 20명가량의 학생이 수강 중인데 모두 현지인이다.

한국어 교사 리세트 곤살레스(33)는 "학생들 대부분 한국 문화를 좋아하다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경우"라며 "열심히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에 가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곤살레스 역시 "한국 드라마와 K팝을 더 잘 알아듣고 싶어서" 문화원에서 3년간 한국어를 배웠다. 그는 "기회가 되면 한국에 가서 한국어를 더 완벽하게 배우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반대로 '미지의 나라' 쿠바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도 늘어 코로나19 전엔 한 해 1만 명 넘는 한국인들이 쿠바를 찾기도 했다.

한국을 알고 싶은 쿠바인들, 그리고 쿠바를 알고 싶은 한국인들에게 든든한 안내자 역할을 하는 이가 한국인 쿠바 영주권자 1호인 정호현 감독이다.

쿠바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정 감독은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한인후손문화원의 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까날 쿠바'를 통해 한인 후손 이야기나 한류 열풍 등 쿠바 관련 소식도 전하고 있는 정 감독은 "후손분들이나 현지 한류 팬들 모두 양국 관계가 더 가까워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한·쿠바 관계에선 민간차원의 교류가 절대적인 끈"이라며 "미수교국인 데다 북한과 정치적으로 가까운 쿠바에서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결국 일반인들이 쿠바 당국을 향해 한국과의 수교 희망 의사를 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재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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